선택과 집중, 타겟팅은 디자인과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아주 중요하게 이야기되는 주제입니다. 하나의 서비스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으므로 목표 사용자와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해서 역량을 집중하면 훨씬 나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타겟팅을 하면 정말 사람들이 만족하고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이번에 강의를 진행하면서 선택과 집중, 타겟팅에 관해서 다시 고민하게 되어서 관련 내용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디노마드에서 진행한 강의 피드백 중에 강의가 본인이 기대한 내용이 전혀 아니었다고 쓰신 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 평가를 하게 되었을까요?

저는 제가 쓴 책 뿐 아니라 강의도 사용자 중심 디자인(UCD) 프로세스에 따라 최대한 수강생이 만족하는 강의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생깁니다. 책 표지를 만들 때는 표지 시안을 실제 사용자에게 테스트한 것이 처음이라고 표지 디자이너가 말하더군요. 대부분은 편집자가 내부적으로 결정한다고 합니다. 주위를 살펴 보면 이렇게 제품을 디자인 할 때 사용자를 디자인 과정에 참여시키고 피드백을 받아 해석하는 작업을 제대로 진행하는 경우가 잘 없습니다.

강의 설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강의가 개설되어서 준비를 해야 하는데, 강사는 수강 신청을 한 사람이 학생인지 실무자인지, 어떤 지식이 있는지, 알고 싶은 내용이 무엇인지 등을 알 수 없습니다. 모두들 강의 신청을 하면서 사전 설문에 응답한 적이 잘 없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전 조사 등의 작업이 번거로우니까 보통은 세부 목차를 잘 만들고 관심 있는 사람이 신청하는 식으로 수강 신청이 진행됩니다.

저는 좀 더 좋은 품질의 강의를 만들기 위해서 이번에도 디노마드에서 사용하지 않던 온라인 사전 조사를  만들어 수강자의 수준을 파악하고, 강의 평가 양식도 새로 만들어서 현장에서 평가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기존에 하던 절차와 다르게 이런 평가를 포함시키는 것은 사실 상당히 번거롭고 어렵습니다.

원래 주제가 타겟팅이니 관련 주제로 다시 돌아가야겠네요. 이번에 진행한 ‘나는 UX 디자이너다’ 강의는 다음을 목표로 기존에 없던 내용을 상당 부분 새로 만들었습니다.

  1. UX에 관한 이해가 적은 학생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한다.
  2. UX 디자인이 무엇인지, UX 디자이너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려준다.
  3. 설명을 복잡하고 빡빡하게 하기 보다 알기 쉽고 편하게 한다(영상 자료 등 다수 활용).
  4. 다른 강의와 차별화되게 중복되지 않는 주제를 선정한다(기법 부분 제외).
  5. UX 분야 지망생에게 – 어떤 자질이 필요하고, 무슨 공부를 해야 하는지 소개한다.
  6. UX 분야 지망생에게 – 앞으로 웹/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전망을 제공한다.

 
제가 페이스 북과 블로그에 올린 강의 소개, 강의 목차에는 이런 내용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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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후기와 반응을 살펴보면…. 결과적으로 제가 의도한 바는 제대로 달성한 것 같습니다. 사회 초년생과 대학생, 그리고 UX에 관심이 있는 비전문가 분들께 UX가 무엇이고, UX 전문가가 되려면 무엇을 준비하고 공부해야 하는지는 잘 전달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2013-05-12 UX 강의 후기

 

속 시원하게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속이 시원해졌다니.. 다행입니다. ^^;; 그리고 강의 후에 모 대기업을 그만두고 대학원 진학을 고민한다는 분께는 감사의 메일을 받기도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이번에는 ‘아주 좋음’ 으로 평가해 주신 분이 지난 강의에 비해 많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강의 평가에서 ‘나쁨’ 을 주신 분이 두 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강의에서 ‘나쁨’ 평가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ㅜㅜ. 이유가 무엇일까?  후기에 씌어진 이유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 취업 준비생에게 필요한 세미나 같다(선배와의 대화).
  • 핵심만 설명하면 금방 끝냈을 내용을 길게 끌었다.
  • 실무 UX 방법 케이스를 공유 받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대학의 UX 수업 초청 강의였다면 ‘아주 좋음‘ 평가를 줄 수 있는 강의다.)
  • 대부분의 사람이 돈과 주말 하루를 투자해서 얻고자 하는 것은 실무적 정보가 아니었을까?

이 분들의 후기를 보면, 제가 원래 타겟팅 했던 대상(대략 ‘선배와의 대화’를 원하는 사람)은 충분히 만족 시켰지만 그 타겟팅 대상에서 벗어난 분들은 오히려 불만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내용 중에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도 보이네요.. ^^. 애써서 새로 내용을 만들지 말고 그냥 여러 사람을 만족 시키는(?) 기존의 일반 과정을 강의하는 것이 이분들께는 훨씬 도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강의 과정에 실무 방법론 내용이 빠지는 것으로 충분히 안내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사전 조사에서도 원하는 강의 내용(방법론, 개념, 케이스 스터디…)을 묻는 질문을 일부러 빼기도 했는데.. 관련 내용이 충분히 안내된 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그런데 보통 홍보/마케팅 할 때 ‘~~내용을 들으려는 사람은 오지 마세요’라고 디 마케팅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이렇게 ‘다른(잘못된) 기대’를 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항상 생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비스/제품을 소개하는 여러 문구에서 오해를 할 소지는 언제나 충분히 생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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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선택과 집중, 타겟팅을 고민할 때는 타겟팅 대상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느낄 불만족을 항상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타겟팅 관련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 끝에 다음과 같이 정리해봤습니다.

  1. 타겟 대상에만 집중해도 된다면 타겟에만 집중한다.
    • 이번 강의도 예를 들어 대학교 내부에 초청되어서 갔던 경우라면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사용자(고객/청중)의 균일성이 보장될 수록 타겟팅이 더 효과를 거두게 되는 것 같습니다.
       
  2. 타겟 대상이 만족하도록, 타겟이 아닌 대상이 최소한 거부하지 않도록 서비스/제품을 만든다.
    • 이 원칙은 퍼소나를 적용해 책 내용과 표지를 구성할 때 항상 생각한 내용입니다. 주 퍼소나가 만족하게, 부/보조 퍼소나가 최소한 거부하지 않게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테스트 해보니 실제 심하게 거부하는 경우가 생기더라구요.
    • 이번 UX 강의 같으면 실무 관련 내용을 항상 일정 분량 확보하는 식으로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타겟 대상에 집중하고, 타겟이 아닌 대상에게는 보상을 하거나 다른 제품/서비스로 유도한다.
    • 만족 보장 제도는 모두 아실 것입니다. 제품의 품질이 충분히 우수하다고 생각하면 홍보로  많은 사람을 유입해서 써보게 한 다음, 써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환불해준다고 하기도 합니다. 이 방법과 비슷하게 타겟에 집중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보상 해주겠다고 하거나, 관련된 다른 서비스/제품을 제공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대략 이 정도로 선택과 집중, 타겟팅에 관한 정리를 마치겠습니다. 약간 더 정리할 내용이 있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나질 않네요. 댓글 등으로 부족한 점 지적해주시면 업데이트 해서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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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http://bahns.net/5673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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