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워치에 숨겨진 9가지 UX 혁신 포인트

에 의해서 | 2014-09-12 | Mobile & UX | 코멘트 1개

오랜 침묵을 깨고 애플의 스마트 워치가 발표되었습니다. 애플 워치 발표 모습과 사진을 본 순간 저는 조금 실망했습니다. 그 동안 많은 기사에서 스타트랙에 나올 법한 사이버틱한 느낌의 애플 워치 컨셉 아트를 봤는데, 막상 발표된 제품은 너무 평범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발표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고 기술적인 디테일와 UI/UX를 확인하니 역시 평범한 제품이 아니군요. 애플 워치(와치)는 어떤 점이 특별할까요?

애플은 2007년에 아이폰을, 2010년에 아이패드를 처음 선보였습니다. 모두 스티브 잡스가 살아있을 때 직접 발표한 새 카테고리의 기기로 아이폰은 스마트 폰, 아이패드는 태블릿 PC 시장을 새로 만들어 냈죠. 이후에 발표된 타사의 스마트 폰과 태블릿은 사실상 아이폰, 아이패드의 원형을 거의 벗어나지 않은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멀티 터치, 핀치 투 줌 등 비슷한 UI 사용).

이번에 발표한 애플 워치는 애플에서 4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종류의 기기입니다. 재미있게도 지금은 애플이 아이폰을 발표할 때와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다수의 업체에서 이미 수 년간 애플의 스마트 워치에 대항할 제품을 적극 발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에서는 2013년 9월부터 1년여 기간 동안 6종의 기어 시리즈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애플도 그런 상황을 모르지 않을 텐데, 과연 어떤 혁신으로 시장을 만들려 하는지 살펴봅시다.

1. 과거의 애플 제품과 다르다

이번 제품은 확실히 과거의 애플 제품과 다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까지의 스마트 기기 제조사 제품과 다르다고 해야 맞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비교적 일찍 적극적으로 뛰어든 업체는 구글이었습니다. 구글이 만든 구글 글래스는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아주 잘 만든 웨어러블 기기임에 분명하지만, 이 제품은 얼리어답터의 관심을 넘어 사람들의 일상에 사용되는 제품으로는 전혀 자리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면 애플의 접근은 다를까요? 잘 살펴보면 기존과 상당히 다릅니다. 팀 쿡 애플 CEO는 2013년 5월에 열린 D11 컨퍼런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팀 쿡이 어떤 제품을 만들려고 했는지 잘 설명해줍니다.

Q: 애플이 관심을 두는 ‘입을 수 있는 기기’는 안경 형태인가 아니면 시계 형태인가?

A: 우리가 관심을 두는 부분은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나는 선택의 여지 없이 안경을 쓰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안경을 쓸 필요가 없다. 그런 면에서 안경은 위험성이 크고, 손목에 찰 수 있는 형태가 더욱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웨어러블 기기가 가볍고, 지나치게 요란스럽지 않으면서도, 어느 정도 패션/개성을 드러낼 수 있기를 원한다. 따라서 안경이나 손목밴드 형태 말고도 더 다양한 제품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람들에게 이런 기기를 착용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대단한 제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요즘 손목시계를 차고 다니는 20대가 얼마나 있는가?

출처: back to the mac

이 이미지를 잘 살펴보기 바랍니다. 이탈리아 장인이 한땀한땀 만들었다는 소개는 어디서 많이 본 분위기 아닌가요? 네, 이 이미지는 패션 잡지의 명품 시계 소개 문구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기술 기업에서 저렇게 이태리 장인과 제혁업체를 연결한 스토리텔링을 하진 않았죠. 그런데, 위의 이미지와 소개는 애플 워치 소개 페이지에서 가져 온 것입니다.

잘 살펴보면 애플 워치는 스마트 밴드, 활동 트래커와 직접 경쟁하기 보다 명품 시계 시장을 대체할 전략으로 개발된 것 같습니다. 초기 발표에서 기본 모델 18종, 스포츠 모델 10종, 에디션 모델 6종 등 총 34종에 이르는 다양한 모델을 동시에 발표했는데, 이는 애플 워치를 다양한 개성에 부합하는 패션 용품으로 만들려고 엄청나게 노력한 결과입니다. 실제로 패션 업계의 거장들이 애플에 합류해서 개발을 함께 했다고 하니 명품 시계 느낌이 나는 것이 당연합니다.

사실 저도 손목 시계를 거의 착용하지 않았는데, 애플 워치 정도면 비싸더라도(37만원 수준) 차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핏빗 원을 착용하다 귀찮아하시는 저희 아버지께도 명품 시계 드리는 셈 치고 애플 워치를 사드려도 무리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일단 멋지니까). 이 정도면 웨어러블 기기가 아닌 명품 시계 느낌으로 접근하려 한 애플의 시도는 적당했다고 생각합니다. (애플 시계에 관한 스위스 시계 업체들의 생각과 애널리스트 예상은 관련 기사에서 확인)

2. 최적화에 목숨을 걸었다

목숨을 걸었다는 표현은 좀 과할 수도 있겠네요. 어쨌거나 애플은 목숨(?) 걸고 웨어러블 기기 최적화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이 새로운 카테고리의 기기를 출시하면 대륙(중국)과 한국의 엔지니어들이 좋게는 벤치마킹, 나쁘게는 대놓고 베끼기를 해서 제품을 내 놓을 텐데 베끼지 못할 특별한 점이 필요하겠죠. 제가 살펴보니 이런 특별한 점으로 따라올 수 없는 퀄리티의 세부 마무리와 한계를 넘는 최적화가 답인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을 따라 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엄청 소요될 테니 그냥 비슷하게 만드는 정도로 만족할 가능성이 커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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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최적화 중에 가장 따라 하기 힘든 부분은.. 칩 하나에 모든 컴퓨터 시스템을 통합한 시도로 보입니다(업계 최초라고 하는군요. 더 이상 부품의 고장은 없다? ^^). 스마트 폰의 기술 스펙을 볼 때는 CPU를 보고(퀄컴 등) 다른 부품을 확인하는데, 애플 워치에는 이런 것이 다 하나의 CPU에 포함된 셈입니다. 영문 위키피디아에 애플 워치의 CPU는 S1이라고 적어뒀군요. 그 외에도 특별한 금속을 사용하고 새로 합금을 만들기도 하는 등.. 차별화를 위한 노력이 눈에 띕니다. 간단히 정리해볼까요.

애플 워치, 최적화에 모든 것을 걸었다.

  • 칩 하나에 컴퓨터 시스템 전체를 통합
    • 모든 부품을 통합하면 가볍고 부피를 적게 차지하며, 저전력으로 동작한다.
    • 설계 시간,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변경 불가능)에 일년에 한 제품을 만드는 애플에서나 시도 가능하다.
    • 타사에서 기기를 아무리 작게 만들어도 범용 모듈을 사용하면 한계가 있다.
  • 강도 높은 합금, 재료 마감 기술 개발
    • 신 기술을 사용하거나, 기술을 개발해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게 함
    • Edition 모델 – 일반 골드의 최대 2배 강도를 지니도록 새로 개발한 18K 골드 사용
    • 일반 모델 – 냉간단조 316L 스테인리스 스틸(강도 40% 높임, 흠집 부식에 강하게)에 DLC 탄소 레이어 적용
    • Sport 모델 –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보다 최대 30% 가벼움, 7000 시리즈 산화피막 알루미늄 사용(표준 합금보다 60% 견고, 일반 알루미늄 합금으로 불가능한 형태 제작)
  • 멀티터치 사파이어 글래스 + 레티나 디스플레이
    • 사파이어 글래스는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단단하지만 비싸서 고급 시계에 사용되는 소재임. 애플 워치에는 멀티터치 되는 사파이어 글래스 채택.
    • 화면에는 고해상도 레티나 디스플레이 채택. 시계의 초침 등이 선명하지만 전력을 많이 소모. 전력 소모는 시스템을 원 칩으로 만들면서 줄이고 디스플레이에 더 할당한 듯.
    • 현재 기술로는 한번 충전으로 몇 주 사용하는 전자 종이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애플은 가장 보기에 멋진 레티나 화면을 채택함(경쟁 제품과 유사한 접근).

최적화와 마감의 품질에 관해서는 해외 블로그(hodinkee)에서 전문 리뷰어가 언급한 내용이 있습니다. 액정 화면과 케이스를 부드럽게 연결한 마감이 대단히 뛰어나고, 가죽 줄의 품질, 금속 줄 하나하나의 완성도가 스위스와 아시아 제품을 아마추어처럼 보이게 만들 정도라고 평가했습니다(상세 내용은 ‘애플 워치를 본 시계쟁이의 생각’을 참고하세요). 리뷰대로라면 대단한 완성도인데 실제로 보면 어떨지 궁금하네요.

3. 애플 워치 UI, UX 디자인 특징

UI, UX 디자인 특징도 빼 놓을 수 없겠죠. 특징적인 점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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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작 인식
    • 팔을 들어올리면 인식해서 화면을 켠다
  • 패닝 & 줌 초기 화면
    • 벌집 모양으로 배치된 앱 리스트는 손가락이 움직이면 패닝되어 중앙 부분 아이콘이 확대되고 나머지는 작게 보인다.
  • 포스 터치 인식
    • 화면을 손으로 터치하는 외에 꾹 누르기(포스 터치)를 인식하게 함.
  • 디지털 크라운 채택
    • 디지털 크라운으로 줌 인, 줌 아웃 등 주요 내비게이션 수행
  • 햅틱 엔진 적용
    • 다양한 진동을 피드백 방식으로 적극 활용. 상황에 따라 다른 진동 전달(이후 소개).
  • 간편한 무접점 충전
    • 노출된 충전 단자 없이 유도성 충전
    • 맥북에서 검증된 편리한 자석식 충전 코드(MacSafe) 사용, 근처에 갖다 대면 자동 체결
    • ‘UX 디자인 목표 : 깜깜한 곳에서 잠이 덜 깬 채로 시계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쉽게 충전 가능하도록 하자 (Apple 제품 소개 중)’
    • 레티나 화면을 적용해서 배터리 소모가 클 것으로 예상. 충전이 불편하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음.

애플은 이번에도 단순히 스마트폰의 크기를 줄이는 접근을 버리고 스마트 워치에 맞는 새로운 인터랙션 방식을 개발했습니다(PC를 줄여서 스마트폰을 만들고, 폰을 줄여서 스마트 워치를 만드는 게 제일 쉬운 접근이죠). 꾹 누르는 포스 터치, 시계에서 익숙한 크라운(용두)의 재 디자인, 패닝과 줌이 적용된 초기화면 등. 결과물을 놓고 보면 정말 쉽고 단순해 보입니다. 그런데 거창하게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 보다 이렇게 쉽고 단순하게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사실 UX 디자이너들은 엄청난 노력을 들여서 이런 인터페이스를 만들어내는데, 결과를 보면 너무 당연해 보여서 디자인 하기도 쉬워 보인다는 것이 이 분야의 아이러니입니다. 이런 UI를 특허로 보호 받으면 좋겠지만, 그마저 어렵다면 금방 따라 할테니 처음에 따라오기 힘든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야겠죠.

특히 벌집 모양으로 배치된 초기 화면은 다수의 앱 리스트를 보여주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동시에 많은 앱 리스트를 보여 주면서도 중간 부분 아이콘이 확대되니 무리하게 느껴지지 않고, 한 번 보면 사용법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죠. 위에서 언급한 특징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좀더 상세히 살펴 봅시다.

4.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디자인

  • 디지털 크라운(용두) 사용
    • 디지털 크라운 돌리기 – 줌 인, 줌 아웃, 스크롤, 선택 등에 활용
    • 디지털 크라운 누르기 – 홈 화면 가기
  • 화면 터치
    • 터치(멀티 터치) – 화면 크기상 주로 싱글 터치 사용
    • 포스 터치(꾹 누르기) – 현재 화면에 관련된 선택 등 메뉴 표시
    • 위로 스와이프(끌어 올리기 동작) – 한눈에 보기 제공 (뉴스, 스포츠 경기, 주가 등 관심 소식)
    • 아래로 스와이프(끌어 내리기 동작) – 알림 센터 표시 (메일, 메신저, 일정, 서드파티 앱 알림 등 확인)
    • 좌우 스와이프 – 한눈에 보기 등에서 이전/다음 화면 표시
  • 측면 버튼
    • 측면 버튼 누르기 – SNS 친구 리스트 출력
  • 마이크 입력
    • 시리 – 다양한 질문에 응답, 말로 명령을 내릴 수 있음
    • 음성 입력 – 음성 메시지 보내기 등에 마이크 입력 사용
  • 기타 입력
    • 아이폰 연동 입력 – GPS, WIFI 위치 정보 등, 아이폰의 정보 전달
  • 출력 방식
    • 화면 – 레티나 디스플레이, 앱 화면, 알림 등 표시
    • 진동(햅틱) – 적극적으로 햅틱 피드백 사용, 터치를 전달하기도 함
    • 사운드 – 효과음 출력, 사운드로 햅틱 효과를 들리게 만든다
    • 스피커 – 오디오 출력 등에 사용
    • 아이폰 연동 출력

5. 햅틱 기술의 적극적 적용

애플 워치는 제가 아는 상용 제품 중에 햅틱 기술을 가장 효과적이고 적극적으로 적용한 제품입니다.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는 언제나 사람을 방해하지 않고 약한 진동 등으로 이벤트를 알릴 수 있는데, 이런 특성을 제대로 활용했습니다. 사실 애플 워치의 서비스 중에 가장 놀란 점은 햅틱과 스케치, 심장박동을 다른 이에게 전달한다는 아이디어였습니다. 가장 개인적인 기기에 가장 감성적인 서비스를 접목했구나 하고 생각했지요. 개인적인 기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정말 고민을 많이 했고, 어떤 방향이 적당한지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앞으로도 계속 진화한 서비스가 나올 텐데 기대됩니다).

이런 서비스의 최종 지향점은 사람 손길의 느낌을 기기에서 구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애플 사이트에 사람의 손길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실 사람 손길의 느낌, 피부가 닿는 느낌 등을 나타내는 ‘스킨쉽’이라는 단어는 한국에서만 사용하는 영어단어입니다(일본에서도 사용되지만 다른 의미). 영어에는 ‘터치’만 있을 뿐이라 ‘스킨쉽’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웨어러블 기기에서 제대로 된 ‘스킨쉽’을 구현하는 일은 한국에서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지.. ^^, 모두 분발해야겠습니다.

  • 햅틱 피드백
    • 탭틱 엔진(Taptic Engine) 내장
    • 더 즉각적이고 더 친밀한 알림 제공(사람의 손길을 그대로 재현)
    • 메일, 메시지, 전화 알림(응답/보류) 등에 햅틱 피드백
    • 크라운 조작, 알람, 디스플레이 누를 때 등 서로 다른 촉감을 전달
    • 기능에 따라 서로 다른 촉감 제공 + 미세한 신호음(스피커)으로 느낌을 증폭 (iPod을 생각하면 될 듯)

6. 신체 움직임 측정, Activity 앱

햅틱 피드백 외에도 다음과 같이 신체의 특징과 움직임을 측정하는 기능도 추가되었죠.

  • 신체 움직임 측정
    • 심박 감지(적외선, 가시광선 LED, 광 다이오드)
    • 애플 워치 가속도계, iPhone 가속도계 이용해서 신체 움직임 감지
    • iPhone의 GPS, Wifi를 이용해서 이동 경로, 이동 거리 측정
    • 일어서기,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측정할 수 있다.

이런 센서를 이용한 Activity 앱을 제공합니다.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속도계로 황동량 측정, 맥박을 측정해서 운동강도 확인
  • iPhone의 GPS, Wifi를 이용해서 사이클링 등 신체 활동 적은 운동의 이동 거리 측정
  • 단순히 황동량을 측정하지 않고, 빈도 등을 함께 고려
  • 피트니스가 아니고 액티비티 앱이다. 그러니까 헬스 앱과 연동 될 것으로 예상

애플 워치의 Activity 앱은 세 개의 지표를 보여줍니다.

  • Stand(일어서기) : 앉았다 일어선 회수 표시 (한 시간에 한 번씩 1분 이상 서 있기 * 12회 권장)
  • Move(움직이기) : 칼로리 소모 목표량을 달성했는지 보여준다 (더 많이 움직이게 함)
  • Exercise(운동하기) : 강도 높은 활동을 얼마나 오래했는지 (1일 누적 30분간 충분한 활동 권장)

이는 활동량을 수치로 변환해서 기술적으로 보여주는 접근과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용어의 선택을 보면 차이가 큽니다. 보통 다른 활동 트래커는 활동량, 걸음 수, 오른 계단 수 등을 보여주는데, 애플은 일어서기, 움직이기, 운동하기로 나눠서 보여주네요. 단순히 기술적 자료를 보여주기보다 사람들이 건강 관리를 할 때 고려하는 쉬운 지표로 보여주니,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겠습니다. 이런 접근은 제가 책 ‘오래가는 UX 디자인’에서 소개한 적절한 개념모형을 제공하라는 원칙과 관련이 있는데, 이 경우 사람들이 건강관리 서비스에 관한 심성 모형을 쉽게 형성할 수 있으므로 효과적인 접근입니다.

7. 끊김 없는 연동(연속성, Continuity)

애플은 지난 6월 WWDC 2014에서 아이폰, 아이패드(iOS8)와 맥 기기(요세미티)의 연동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왜 지금 그 기능을 선보였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지금 돌이켜 보면 연동 기능 발표는 애플 워치 발표를 위한 사전 포석이었던 것 같습니다. 웨어러블 기기는 그 특성상 작은 디바이스에서 복잡한 기능을 처리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중요해지는 것이 끊김 없는 연동입니다. 폰과 PC는 부드럽게 연동되지 않아도 자체로 사용 가능한데, 스마트 시계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시계와 폰, 시계와 PC가 반드시 부드럽게 연동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차근차근 준비해서 이번에 한꺼번에 발표한 것이죠.

이론적으로 따지자면 제가 책 ‘오래가는 UX 디자인’에서 소개한 인지적 일관성, 인지적 신뢰성과 관련된다고 할 수 있겠네요. 간단히 말하자면 기술적 연동이나 구현이 복잡해지더라도 사람이 느끼는 수준에서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디자인 원칙입니다. 관련 내용도 간단히 정리해 보죠.

  • 애플은 WWDC 2014에서 아이폰, 아이패드(iOS8)와 맥 기기(요세미티)의 연동 기능을 선보임
  • 폰, PC 사이에 메일 작성, 웹 브라우징 등을 끊김 없이 연동할 수 있으며, 폰과 연동해서 PC의 스피커, 마이크로 전화를 걸고 받는 것이 가능해짐
  • 폰과 PC로 이 기능을 선보였지만 연동(컨티뉴이티) 기능의 완성은 애플 워치임
  • 애플 워치로 폰과 연동해서 전화 걸고 받기, 메일 보기/답장, 지도 찾기, 메시지 보내기 등이 가능해질 것임. 현재는 일부만 소개함
  • 애플워치에서 읽던 메시지나 사용하던 앱이 폰을 집어들면 바로 열린다
  • 애플 워치에서 필수 기능이 끊김 없는 연동인데, 이를 위해서 폰과 OS의 연동 기능을 설계하고 재정비 한 것으로 보임. iOS8, 요세미티, 애플 워치가 출시되면 연동 준비 완료

8. 애플 워치 제공 기능

애플 워치는 다음과 같은 기능을 제공합니다(출처: Apple.com).

캘린더 일정 확인, 미리 알림 수행 (초대 수락/거절 가능)
지도 현 위치 파악, 길 찾기 용, 최적 경로 알림 (턴바이턴 길 찾기 지원)
패스 북 항공권, 티켓, 적립카드 저장 (할인 이벤트 알림 지원)
음악 리모콘 iPhone 리모콘 기능 (애플 워치에도 음악 저장 지원)
iTunes 리모콘 PC의 영상/음악 등을 ITunes 리모콘으로 동작 가능
카메라 리모콘 iPhone 사진 촬영 리모콘, 실시간 미리보기, 타이머 지원
스톱워치, 타이머, 알람 아날로그 디자인, 그래프 제공 등으로 차별화
세계 시계 지도와 함께 시간 보여줌, 서머타임 등 시간 자동으로 설정
주식, 날씨 주식 정보, 날씨 정보(세계 날씨) 제공
사진 디지털 크라운으로 줌인/줌아웃 지원
시리 메시지 받아쓰기, 다양한 질의 가능
설정 iPhone 연동 설정 등

9. Even more thing

애플이 발표 했지만 이번에 애플 워치 관련해서는 간단하게만 언급한 서비스들입니다. 잠재력이 있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

  • Apple Pay
    • NFC를 활용한 애플의 결제 서비스가 아이폰 6와 함께 애플 워치에 지원됩니다.
    • 애플 결제 서비스가 널리 퍼진다면 조깅할 때 지갑을 가져가지 않아도 될 수 있겠네요.
  • Health 앱
    • 애플 워치는 헬스 앱과 다양하게 연동될 수 있는데, 관련 내용은 여전히 간단하게만 소개하고 있습니다.
    • 액티비티 앱과 헬스 앱을 연동하고 애플 워치를 의료 서비스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텐데, 이런 방향은 차차 공개될 것 같습니다.
  • iBeacon 서비스
    • Apple Pay와 연동해서 분명히 아이비콘 응용 서비스도 부각이 될 것입니다. 애플 워치에도 블루투스 4.0이 내장되므로 아이비콘을 활용한 할인 알림, 인도어 내비게이션 등의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관련 서비스는 애플 페이와 연계해서 소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애플이 스마트 워치라는 한 종류의 웨어러블 기기만 선보이지 않고 다수의 웨어러블 기기와 서비스를 차례로 선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전략은 다시 정리할 예정입니다

10. 애플의 혁신은 성공할까?

이번 애플 발표에 관한 한국 언론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부정적입니다. 주로 아이폰 6를 향해 신비감이 사라졌다. 아쉽다,아쉽다 등의 기사가 이어지네요. 애플 워치에 관한 톤도 비슷합니다. 애플의 주가도 오를 때는 기사가 안 나오다 잠시 떨어지면 실망감으로 주가 하락이라고 대서특필 하네요.

그런데 애플이 아이폰6, 애플 워치를 발표하고 이틀이 지난 오늘자(9.11) 애플 주가를 볼까요? 애플의 주가는 2012년 9월 21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100.014)를 넘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책에서 애플이 세계의 기업 중 역사상 가장 큰 가치(6천만불 이상)를 인정받고 있다고 소개한 바 있습니다(현재도 그렇습니다). 2012년 9월 기준으로 삼성, MS, 구글의 시가 총액을 합하면 애플의 시가 총액과 비슷했는데, 지금 애플의 시가 총액은 그때보다도 더 큽니다. 주가 하락을 기사로 싣기보다 사상 최고가 갱신 기사를 내야 할 시점이죠.

Apple 지난 10년간 주가

애플 주가로 파악할 때 일단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입니다. 아직 애플은 혁신의 동력이 상실되지 않았고 충분히 혁신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안타깝지만 삼성전자의 주가는 현재(2014.09.12) 52주 이내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한 다음 지지점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샤오미 등, 중국 제품의 수준이 놀랍도록 나아지고 있으며 중국의 도전이 너무 거세고 추격 속도가 빠릅니다. 주가를 보고 판단하자면 애플은 삼성, 중국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는 충분한 혁신 능력을 가진 기업이라고 보는 것이고, 삼성은 중국 등의 도전에 고전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셈입니다.

애플처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통합해서 다른 기업과는 차별화되는 최고의 사용 경험(UX)을 제공하는 기업은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지만, 단순히 기능을 충실히 제공하는 차원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기업들도 최고의 하드웨어를 넘어서 최고의 서비스, 최고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애플의 발표 자료를 그대로 인용해서 애플에 우호적인 관점이 바로 반영된 경향이 있습니다. 저의 책과 글을 보시고 제가 ‘애플빠’ 인 것으로 오해하시는 분이 있는데, 저는 아직 아이폰을 개인 폰으로 사용한 적이 없는 갤럭시 사용자입니다 🙂 객관적으로 나와 상대를 알아야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관점에서 블로그의 글을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9월에 예정된 컨퍼런스(스마트 인터랙션, 웨어러블) 발표를 준비할 겸해서 자료를 정리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네요. 도움 되셨으면 아래 좋아요 버튼 눌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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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1개

  1. 애플워치

    잘 봤습니다. 애플 워치 한국에는 언제 나올까요. 완전 기대 중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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