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8일~23일까지 삼성동 COEX에서 CHI(카이) 2015 학회가 열렸습니다. CHI 학회는 HCI, UX 분야의 대표적인 국제 학회로 그 동안 북미와 유럽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HCI Korea 2105는 북미와 유럽을 제외한 지역에서 열리는 첫 행사인데 한국에서 열리게 되어서 의미가 깊습니다. 몇 번에 나눠 CHI 2015에서 인상적인 세션과 전체적인 분위기 등을 소개하겠습니다. 이런 대규모 학회에서는 동시에 진행되는 세션의 수가 대단히 많기 때문에 전체 발표 내용을 파악하기는 어렵고 주로 관심 있는 분야의 내용을 경험하게 됩니다. 다녀오신 분들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면 좋겠습니다.

* CHI 2015 후기 차례
1. 사진으로 보는 CHI(카이) 2015 Korea 후기 (현재글)
2. CHI 2015 하이라이트 – 인상적이고 재미있는 발표 Best 5
3. CHI 2015 하이라이트 – 눈에 띄는 스마트 인터랙션 전시물
4. 해외 학회에 참석 할(지도 모르는) 당신을 위한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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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 2015 학회의 총 참석자는 2,900여명 이었고 아시아 지역에서 온 참석자가 전체의 40%(1,100여명)정도였다고 합니다(한국 참석자는 850명). 초기에 참석자 수를 2,200명 정도로 예상했는데 2,900여명이 왔다고 하니 아주 성공적인 결과입니다(페이스북 그룹 참고). 이 정도 결과라면 중국, 일본 등에서 조만간 다음 CHI 학회가 열릴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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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 학회에서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학교, 연구소에서 온 참석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학회의 특성상 유럽과 미국에서 온 인원이 많은데 인종은 정말 다양합니다. 가끔 히잡 쓴 여학생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한 행사이니 한국 참석자가 많았는데 아시아에서는 일본 참석자보다 중국 참석자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중간 쉬는 시간에는 이렇게 쿠키와 요플레, 과일, 커피를 제공했습니다. 다들 가방을 메고 자연스럽게 챙겨 먹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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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슬라이드는 오토데스크의 조직 구성인데 7500명 조직에 순수 연구원 50, UI 연구원 5, 기술 이전 5명으로 구성되어 있네요. 기술 이전 관련한 발표라 Transfer가 따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학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논문 발표가 중심이 되는 행사라는 느낌입니다. 기업체 관련자가 발표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식이라 학교와 연구소에서 온 발표자와 다르지 않습니다. 국내 HCI 학회는 기업의 사례 발표에 사람이 몰리고 학생들의 논문 발표장은 한산한 경향이 있었는데 CHI는 논문 발표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전세계의 학교, 연구소, 기업에서 최신 연구 결과를 발표하니 재미있는 내용이 많습니다. 대충 따져보면 (15개의 발표장에서 하루 3.5개 세션 * 세션 별 약 3개의 주제) * 4일이니 대략 4일간 600개 정도 주제의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글로벌 학회이다 보니 논문을 제출하려는 사람도 많고 심사도 엄격해서 심사를 통과하는 논문이 20% 미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발표되는 논문의 수준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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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 학회에서 발표되는 주제는 컴퓨터와 관련된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있습니다. 위 슬라이드는 연구소의 연구가 실제 제품화 되는 분야를 정리한 자료인데, 최근의 경향이 잘 나타나 있네요. 2004~2015년 사이의 중요한 연구 주제로 웨어러블, 모바일, 테이블 탑, 터치, 제스처, 깊이 인식, 가상현실, 증강현실, 근육 UI, 텐저블, 햅틱 등을 꼽고 있습니다. 이번 CHI 학회에도 이런 영역의 발표가 많았고 이에 관한 논문들이 인기가 높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 학회에서는 위의 기술 기반의 주제 외에도 소셜, 광고, 음악, 미술(예술) 분야에서 사람을 이해하고 UI 디자인을 하는 방법, 의학, 헬스케어 분야의 여러 주제, 그리고 노인, 어린이를 위한 디자인 등, 컴퓨터를 둘러싼 아주 광범위한 영역의 발표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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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참석자들은 다들 이 모습을 특이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발표장에는 중간 중간에 스탠딩 마이크가 있었습니다. 질문할 사람이 있으면 이 마이크 앞에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려 궁금한 점을 묻거나 자신의 의견을 말합니다. 이런 토론이 상당히 자연스러워 보였는데 생각보다 전투적으로 따지는 사람은 잘 없고 부족한 점을 논리적으로 잘 질문하고 답하는 분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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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에는 오프닝 파티를 했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부채춤을 선보였습니다. 걸 그룹을 불러서 화려한 무대를 보여줄 수도 있을 텐데 그러지 않았네요. 전반적으로 아기자기하면서 학회 발표에 집중하는 느낌입니다. 주변에는 포스터 발표자들과 채용, 솔루션 홍보 업체 부스가 있고 가운데 공간은 다양하게 활용합니다. 중간에 무대가 있는 곳은 뷔페 식사를 하거나 티 타임을 갖는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주변에는 관련 부스들이 배치되어 있어서 자연스럽게 이것저것 구경할 수 있습니다. 멀리 가지 않고 전시를 볼 수 있으니 배치 효율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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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게 식사와 전시를 한 공간에서 하면 관람을 하기엔 편하지만 식사는 애매해집니다. 앉을 자리라곤 찾아볼 수 없으니 모두 서서 대충 먹게 되죠. 이런 분위기는 테이블에 앉아서 차분히 식사를 하는 한국 학회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르네요. 노먼 교수님 발표 때와 같은 대규모 연회석 세팅이 우리에겐 더 익숙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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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장은 아주 큰 공간에서 작은 공간까지 다양하게 있는데, 우수 논문으로 선정된 발표는 붐비고 나머지는 조금 한산한 듯 했습니다. 또한 큰 영역별로 최근 인기 있는 주제를 발표하는 곳에는 사람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우수 논문 + 인기 주제)가 더해지면 자리가 부족한 사태가 생겨서 서서 듣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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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 학회에서 (제가 알기로) 유일하게 한국어로 진행한 세션이 있습니다. 왜 구글은 한국에서 1위를 하지 못하나? 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패널 토론인데, 네이버(Sungeon Kim), 다음(Sungwon Beck), SK플래닛(Kihyun Jung)에서 한 분씩 나오시고 야후 코리아 김진수 전 대표님이 사회를 하면서 이야기를 이어 나갔습니다.

이 자리는 특히 구글 분들이 통역기를 꽂고 객석에 다수 참석하셨는데, 문화적인 차이부터 습관과 행동 방식의 차이, 글로벌 기업의 정책상 한계 등 다양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최근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도 패널들에게 들을 수 있었는데, 다음 카카오 백성원 팀장은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되면서 카카오의 스타트업 스타일의 빠른 의사 결정과 다음의 체계적인 진행 방식이 현재 한 조직에 함께 존재한다면서 계속 역할과 UX 프로세스를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프로토타이핑이 중요해진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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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 학회에서는 각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홍보 시간에 부스를 방문하면 가볍게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는데, 가장 인기 있는 부스는 디즈니였습니다. 디즈니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잔뜩 몰려있어서 접근이 어렵네요. 이번에 스폰서로 참여한 옆자리 골프존은 자리를 다 뺏겨서 안타깝습니다. ^^;; 다국적 기업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준비해서 가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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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구글은 따로 부스를 만들어서 지원자의 연락처 등을 즉석에서 수집하고, 삼성, SAP 등에서도 홍보겸 채용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알리바바도 채용 담당자가 보였는데 중국 친구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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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의 일정 동안 매일 아침 (무려) 8:30분부터 키노트 스피치가 있었습니다. 키노트 발표를 들으려면 서둘러서 발표장에 도착해야 합니다. 안내 부스는 7:30분부터 연다고 하니 행사 준비하시는 분들은 다들 엄청 부지런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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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트 스피치 중에는 삼성전자 장동훈 부사장(스마트폰 디자인 총괄)의 발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조선 시대에 임금님의 수라상을 준비하는 과정을 IoT 시대의 디자인과 연결지어 설명했습니다. 수라상을 준비할 때는 임금님의 건강상태, 취향, 선호도 등을 반영하고 숫가락 위치 등의 사소한 것까지 완벽하게 준비해서 최고의 음식을 내 놓습니다. 예를 들어 수저도 손으로 바로 집을 수 있도록 각도를 조정해서 상 옆으로 약간 삐져 나오게 배치했다고 하네요.

IoT 시대의 서비스도 이와 같이 개인을 완벽하게 고려해서 만들어져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임금님께 바치던 정성을 개인에게 기울일 수 있다면 아주 멋진 서비스가 나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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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클로징 키노트 연사로는 싸이가 나왔습니다. 엄청난 인원이 싸이의 연설을 듣기 위해서 모였는데, 현재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싸이라는 이야기가 실감났습니다. ^^. 저는 싸이가 온다길래 공연하러 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클로징 키노트를 했네요. 게다가 결국 강남 스타일 노래도 들려주지 않고 정말 진지하게 이야기만 하고 돌아갔습니다.

어려웠던 시절, 학교 때 부모님 말씀 안 듣고 말썽 부리던 이야기를 하고, 강남 스타일에 숨겨진 뒷 이야기 등도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너무 열심히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말을 했는데, 이 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느날 내가 너무 열심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지난번에 이만큼 성공 했으니까 다음에는 더 크게 성공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뭐든 너무 열심히 해서 결국 자연스럽지 않아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제 실제로는 아주 열심히 하지만 겉으로는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으려 한다고 합니다. 인기와 부가 생기면 사람이 변하기 마련인데 초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죠. 잡스님의 Stay Hungly, Stay Foolish 와도 일맥 상통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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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간의 CHI 학회는 아주 특별했고 저는 이 행사에서 많은 긍정적인 자극을 받았습니다. 워크샵 장소에서, 그리고 복도에서 구글, IBM, MS 연구소 직원과 MIT 미디어 랩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국내에서 얻기 어렵습니다.

그들을 만나고 발표를 보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자신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제 학회의  발표, 전시를 보면서 확실히 수준 높은 연구도 많지만, 국내 UX 연구자, 강연자 들에 견주어 대단히 수준이 높다고 느끼진 않았습니다. 반면에 국내의 연구자와 UX/UI 디자이너, 미디어 아티스트들도 충분히 훌륭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CHI 2015 학회 요약 마무리는 여기까지 입니다. 인상적인 발표와 전시 등은 이어지는 글에서 다시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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