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던 애플 iPad가 정식으로 미국에서 출시되었습니다.
그 동안 국내외의 많은 분들이 iPad에 대해서 분석과 전망을 해 주셨는데, 사람들이 iPad에 어떤 반응을 할 지 이제 확인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인터넷에서 제가 접한 아이패드에 대한 글들은 대부분이 기기의 부족한 점에 대한 분석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패드는 USB 장치에 대한 호환성도 없고, 메모리를 늘릴 수도 없으며, 카메라도 없고 배터리도 내장형이어서 한계가 많다는 지적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뭔가 혁명적인 기기를 기대했는데 기대에 못 미쳐서 아쉽다는 이야기겠죠. 그러다 어쩌다 가뭄에 콩 나듯이 그래도 기기 사양만 비교해서 아이패드의 가치를 판단할 수 없다. 아이패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는 글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패드의 미래에 대해서 상당히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이패드 자체의 판매량은 둘째 치고라도 이 아이패드라는 새로운 기기가 사람들이 PC와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하는 기존 습관들을 강력하게 바꿔 놓을 것이란 사실을 의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새 기기는 PC 사용자들의 사용자 경험(UX)에 새 지평을 열어 줄 것입니다. 사용자 경험(UX)은 한 번 좋은 경험에 익숙해지면 이전 단계로 돌아가기 어려운 특징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한 번 아이패드에 익숙해지면 이전의 넷북과 무거운 노트북 따위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모르겠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제가 아이패드에서 가장 집중해서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점은 “이 기기가 어떤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을 제공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러면 아이패드가 가지고 올 사용자 경험의 변화를 가장 정확하게 알려면 무엇을 봐야 할까요?
신문 기사나 잡지의 분석 기사일까요? 아닙니다.
스티브 잡스의 iPad 키노트 발표가 그 답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iPad의 탄생을 처음부터 진두 지휘한 스티브 잡스와 디자인 부사장인 조나단 아이브, 개발과 마케팅의 총 책임자가 나와서 아이패드의 장점과 개발 과정을 설명한 것이 애플 키노트 발표입니다. 아이패드에 관해서라면 이보다 좋은 발표 자료는 구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패드 정식 출시에 즈음하여 키노트 발표에 대한 분석을 해보고자 합니다.
* iPad 탄생 배경
스티브 잡스는 발표의 초반에 이전 제품에서 애플이 어떤 성과를 얻었는지 보여줍니다. 아이폰과 AppStore를 통해 14만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만들어졌고, 그것들이 30억 번이나 다운로드 되었다는 사실을 설명합니다. 애플 제품을 마음대로 체험하고 교육도 받을 수 있는 애플 스토어도 이백 구십여개로 늘어났다고 합니다(아쉽게도 일본에는 있지만 한국에는 없습니다). 이런 수치 자료는 대략적인 설명으로 넘기고, 이후 자료들부터 캡쳐를 통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애플이 판매하는 모바일 장치들입니다.
아이팟, 아이폰 뿐 아니라 맥북도 모바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위의 세 제품을 합하면 애플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모바일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됩니다.
기존의 1위 노키아를 제치고, 삼성과 소니 보다도 많은 제품을 판매합니다.
애플은 더 이상 컴퓨터 회사가 아니고 모바일 장치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월 스트리트 저널에 실린 재미있는 그림을 잡스가 소개했네요.
모세의 10계 이후에 역사상 타블렛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때가 지금이라고 합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컴퓨터 사이에 어떤 제품이 들어갈 수 있을까요?
이 영역에서 살아남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요?
이 영역에서 살아 남으려면, 다른 두 가지 장치보다
어떤 면에서는 확실히 나은 경험을 사용자에게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인터넷 브라우징, 이메일, 사진, 비디오, 음악, 게임, 책과 관련한 경험에서
이 영역의 제품은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 영역의 제품은 넷북이었습니다.
하지만 넷북은 가격이 싼 노트북 컴퓨터라는 점 외에는 어떤 장점도 없습니다.
느리고, 화면 품질이 낮고, PC의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이용합니다.
애플에서 이 영역에 출시하는 제품이 바로 iPad입니다.
이것이 iPad 입니다.
이 제품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보겠습니다.
* iPad UX – 웹 브라우징
잡스가 아이패드의 강점으로 먼저 소개한 것은 인터넷 브라우징 입니다. 아이패드 브라우징의
차이는 손으로 직접 조작하고, 한 페이지에 읽기 좋게 페이지가 나온다는 점입니다.
좌우 스크롤 바 없이 화면 너비에 맞춰 자동으로 출력되는 크기가 조절됩니다.
손을 스크롤을 하고 관심 있는 부분을 누르면 세부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양손가락으로 페이지 확대가 가능하고, 관심 부분을 탭하면 자동으로 페이지가 확대 됩니다.
웹페이지를 손으로 직접 조작한다는 느낌은 브라우징 경험을 즐겁고 편하게 만들어 줍니다.
가로 세로 형태로 페이지를 볼 수 있고, 다양한 효과가 있는 페이지도 볼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를 어떤 방향으로 회전해도(뒤집어도) 페이지는 제대로 보입니다.
(Flash 미지원이 이슈가 되는데 iPad 때문에 HTML5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 iPad UX – 이메일 보기
이메일 이용도 직접 손으로 터치하고 움직이면서 확인하는 경험은 다릅니다.
가로 모드에서는 왼쪽에 리스트가 나타납니다.
내용이 길 경우 아이패드를 세우면 세로 모드로 메일 내용만 길게 나타납니다.
메일 리스트는 탭을 할 경우 왼쪽에 나타납니다.
첨부파일 내용을 이렇게 미리 볼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를 세로로 세우면 이렇게 화면이 회전합니다.
메일 내용을 세로 모드로 보고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도 첨부된 그림을 두 손가락으로 확대해서 볼 수 있네요. 편리합니다.
* iPad UX – 이메일 답장
메일이 왔습니다. pdf 파일이 첨부되어 있습니다.
pdf 파일이 첨부된 경우도 파일을 탭하면 이렇게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보고있는 pdf 파일을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답장을 할 경우 이렇게 키보드가 나타납니다. 키보드가 커졌기 때문에 아이폰에 비해서 편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잡스가 긴장한 탓인지 입력시 오타가 발생했네요. 타이핑이 마냥 쉽지는 않음을 보여줍니다.
화면에 보면 자동 완성 기능이 동작하고 있습니다.
* iPad UX – 사진 보기
화면이 커지면서 아이패드는 사진을 보고 공유하기 좋은 장비가 되었습니다.
한 장씩 펼쳐진 사진 리스트를 보는 화면입니다.
멋진 사진만 있으면 인상적인 전자 액자의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완성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전자 액자를 사려고 해도 20-30만원 하더군요.
아이패드는 화면 Lock 기능 대신 전자 액자가 동작하게 할 수 있습니다.
앨범별로 정리된 사진 더미를 보여줍니다.
사진 더미에 여러 장의 사진이 쌓여 있다는 것을 누구나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사진 더미의 내용을 보는 방법이 재미있습니다.
양손가락으로 사진 더미를 작게 벌리면 안의 사진들이 조금씩 펼쳐져서 미리 보입니다.
손가락을 크게 벌리면 그 사진들이 펼쳐진 화면이 나타납니다.
이렇게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쪽에 있는 사진 썸네일 리스트를 봐주세요.
원하는 사진을 손가락으로 스크롤 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보는 방식을 정할 수 있는데, 얼굴을 인식해서 원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맥의 사진 관리 프로그램에 얼굴 인식 태깅 기능이 있습니다.)
이것도 재미있는 기능인데 장소별로 사진을 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GPS가 일상화 되면서 사진에 장소 정보를 포함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행 사진을 볼 경우, 이렇게 장소별로 표시가 된다면 더 재미있겠네요.
사진들은 이렇게 슬라이드 쇼를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지정해 둔 음악이 나오면서 다양한 사진이 재미있게 출력됩니다.
여러가지 효과들을 이용하면 평범한 사진을 특별하게 보이게 할 수 있겠습니다.
* iPad UX – 음악 감상
아이튠즈 음악 상점도 지원됩니다. 이렇게 앨범 리스트가 먼저 나오겠죠.
플레이 할 때 앨범 자켓이 보이는 것은 아이폰, 아이팟 터치와 같습니다.
앨범에 제공하는 이미지 크기는 600*600 인데, 320*480인 아이폰 화면엔 턱없이
큽니다. 아이패드 화면이 1024*768이니 이 정도에 적합한 형태로 미리 제공했군요.
실제로 플레이 중에 나타나는 인터페이스도 비슷합니다.
화면이 커지면서 플레이 관련 버튼을 오른쪽 위로 보내는 등 약간 수정을 했네요.
앨범 리스트에서는 이렇게 한 앨범에 들어있는 곡을 보여주게 되어있군요.
PC용 iTunes에서도 안 이런 것 같은데 비슷하게 해주면 좋겠습니다.
음악과 함께 가사가 출력되는 방식도 비슷합니다.
* iPad UX – 일정, 연락처 관리
이제 일정 관리 프로그램입니다. 깨끗한 느낌의 달력이 들어있네요.
다이어리의 한 페이지를 가져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 미리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주간 일정이네요. 색깔별로 일정이 나타나서 보기 편할 것 같습니다.
일간 일정이군요. 잘 디자인된 다이어리를 쓰는 느낌이 납니다.
할일 리스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 처리해야 할 일들이 나오네요.
연락처도 이렇게 제공됩니다.
왼쪽에 인덱스와 책갈피 모양이 있군요. 대충봐도 기능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iPad UX – 지도 보기, 상점 찾기
구글 맵스가 기본으로 제공됩니다. 에펠탑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이런 지역에 위치하고 있군요. 에펠탑이 예제로 효과적인 듯 합니다.
설정은 이렇게 오른쪽 아래 말린 종이 부분을 들어올리면 나타납니다.
업무상의 약속을 잡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의 스시집을 검색하고 있습니다.
검색된 스시집을 선택하면 이렇게 구글 스트리트 뷰가 나옵니다.
그 동네가 어떻게 생겼는지 바로 거리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몇 번 선택으로 이런 작업을 할 수 있다니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
* iPad UX – 동영상 감상
Youtube 영상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아이폰에 비하면 무선랜 성능이 향상되고 화면이 커지면서 쾌적해 졌습니다.
세로 모드에서 보는 화면입니다. 정보 영역은 크지만 화면이 좀 작네요.
가로 모드에서는 동영상 플레이 화면이 커서 좋습니다.
720p로 보면 최적화된 화면을 볼 수 있겠는데 화면 비율이 4:3 이어서 약간 아쉽네요.
오른쪽에 동영상 썸네일이 나오는 화면 구성도 괜찮네요.
세로 모드의 정보 영역은 썸네일 영역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 iPad UX – 영화 감상
시즌 형태로 된 드라마는 이렇게 나오네요. 왼쪽이 에피소드, 오른쪽이 포스터입니다.
영화 리스트를 이렇게 브라우징 해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영화 스타트랙을 선택했네요. 챕터별로 선택하면 원하는 부분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플레이 중인 화면입니다.
영화를 선택하면 나오는 영화 설명과 포스터 화면입니다.
역시 챕터별로 바로 볼 수 있게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 iPad UX – 기기의 특징
두께는 1.3cm, 무게는 680g에 불과합니다(Wifi+3G 버전은 730g).
디스플레이는 시야각이 좋은 IPS형 LCD를 사용하고, 화면 크기는 9.7 인치입니다.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정확한 멀티 터치가 제공되는데,
이 크기에서 멀티터치를 구현하기 위해서 소재를 새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이패드를 위해서 애플은 직접 새로운 CPU를 개발했습니다.
이 칩에 비디오와 입출력 기능 등을 통합해서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렸습니다.
무선 인터넷도 802.11n으로 아이폰보다 한 단계 높은 표준이 지원됩니다.
블루투스가 지원되므로 블루투스 헤드셋과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속 센서와 지자기 센서가 지원되고, 스피커와 마이크가 지원됩니다.
GPS 기능은 Wifi+3GS 제품에만 내장이 됩니다.
이런 기능들을 가지고 10시간 동안 사용을 할 수 있습니다.
외국 기자의 테스트에서도 동영상을 10시간 이상 연속 플레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10시간 플레이, 30일 대기 시간으로 배터리 없어서 사용 못할 걱정은 줄어들겠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지금까지 자신이 만든 제품들 중 가장 중요한 제품이 iPad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했을까요?
기기의 한계를 벗어나 제대로 된 인터페이스를 구현한 최초의 모바일 단말기가 아이패드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의 모바일 단말기는 화면 크기와 CPU 성능, 저장 용량, 네트웍 성능 등에서 제한이 많았습니다. 이런 제한들이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점점 약해지고, 이제서야 제대로 된 모바일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대로 된 사용자 경험을 만들기 위해서 스티브 잡스는 두 번이나 태블릿 컴퓨터의 개발을 취소 시켰다고 합니다.
아이폰이 재미있는 기계나 다기능 전화기 정도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다면, 아이패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첩에 예술 작품을 남기진 않지만, 캔버스에 남긴 작품은 박물관에 전시되는 예술 작품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폰으로 장난감 형태의 전자 악기를 만들 수 있었다면, 아이패드로는 실제 프로들이 사용하는 전자 악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 관련 애플 키노트 분석은 2편으로 이어집니다.
아이패드로 구현되는 게임, 신문과 책 등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소개되는 2편 글도 참고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