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HCI Korea 2014 학회 후기

에 의해서 | 2014-02-16 | Mobile & UX | 코멘트 0개

강원도 하이원에서 열린 HCI KOREA 2014 학회에 다녀왔습니다. HCI 학회는 전통적으로 스키장이 있는 리조트에서 열려서 숙박, 교통편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참석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관심은 있지만 참석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 사진을 중심으로 분위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HCI Korea 2014는 2월 12일~14일까지 3일간 강원도 하이원 리조트에서 열렸습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강원랜드 호텔, 카지노가 있는 그 건물입니다. 행사는 4, 5, 6층을 사용하는데 4층에 카지노 입구가 함께 있습니다.. ^^. 3일간의 분위기는 1일차는 와서 등록하고 세션 듣느라 다들 바쁜 분위기고, 2일차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세션 듣고 밤늦게 까지 파티하고 노는 분위기, 3일차는 세션 진행과 함께 숙소 체크아웃, 전시 부스 철수 등 행사를 정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발표는 총 8개의 트랙으로 나눠져서 4층, 6층에서 진행되었는데 4층에서 6층 발표장으로 가는 동선이 너무 복잡해서 관심 세션이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열리면 상당히 이동하기 불편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이번 HCI 학회는 상당히 잘 준비되고 진행도 좋았지만 논문 세션의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었던 점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논문 발표장에는 ‘인터랙션 디자인’과 같은 제목만 적혀 있고 누가 무슨 내용을 발표하는지 안내가 없을 뿐 아니라, 홈페이지의 시간표에도 논문 발표 순서 등을 정리한 링크가 없었습니다. 오로지 나눠준 안내 책자에서 논문 발표 순서를 볼 수 있는데, 안내 책자도 지금 이 장소에서 발표하는 논문이 무엇인지 이동 중에 빠르게 찾아보게 만든 구성이 아닙니다. 이와 같은 이유 등으로 이번에 논문 발표는 제대로 챙기지 못했네요. HCI 학회는 HCI, UX, 서비스 디자인을 논하는 학회이니 만큼, 시간표는 이동 중에 복잡한 일정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학회의 전체 시간표는 HCI 학회 홈페이지의 HCI 2014 프로그램 안내를 참고하세요.

2015년에는 세계 최대의 HCI 분야 학회인 CHI 2015(카이라고 읽습니다)가 한국에서 열립니다. CHI 2015는 2015년 4월 18~23일까지 6일간 서울에서 열린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영어 공부 열심히 하면서 기다리시면 되겠습니다. CHI 일정은 SIG CHI 사이트를 참고하시고, 지난 CHI 2013 학회장의 분위기는 김승훈님의 참석 후기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이제 HCI 2014 행사 분위기를 소개하겠습니다. 저도 일부 세션만 참석한 관계로 인상적으로 본 세션과 주변 분위기를 간단히 전달하겠습니다.

하이원 콘도와 호텔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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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과 콘도의 시설은 좋았습니다. 호텔에는 여러 시설이 있지만 저녁에는 카지노, 바 외에는 문을 다 닫으니까 밤에는 바를 가거나 카지노를 가는 외에 할 일이 없습니다. 콘도에는 다른 부대 시설이 없어서 스키를 타지 않으면 할 일이 거의 없더군요. 스키장은 호텔과 떨어져 있고 콘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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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발표장과 연결된 호텔에서 숙박했는데, 강원 랜드 호텔은 엘리베이터에 카드키를 넣어야 원하는 층으로 갈 수 있게 설계되어있었습니다. 아마도 4층 카지노장 손님들이 호텔 방으로 침입하거나 행패부리는(?) 사태를 막으려는 보안 조치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용 방법을 잘 알려주지 않아서 다들 헤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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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랜드 호텔에 처음 들어가서 가장 황당했던 것은.. 치약, 칫솔, 면도기를 사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면도기 2만 5천원, 칫솔 5천원. 남자들은 대중 목욕탕에만 가도 치약은 다 있는데.. 게다가 호텔 주변에는 편의점도 없다니..!? 이번에 실수로 세면 도구를 두고 왔는데 결국 차 타고 콘도 쪽 편의점까지 가서 어렵게 사왔네요. 호텔에서 세면 도구를 안주는 경우는 처음입니다(물론 위의 용품이 아닌 비누 등은 다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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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쪽 식당의 판매 가격입니다. 이건 상당히 저렴한 식당입니다. 컨퍼런스가 열린 호텔쪽 식당은 더 비쌉니다. 이런 관계로 식당에서 끼니를 다 해결하긴 어렵습니다. 학회 쉬는 시간에 학생들이 뭔가 열심히 먹고 있어서 뭔가 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게 뜨거운 물만 부어서 바로 먹는 즉석 밥이더군요. 편의점에서 파는데 군용 느낌이 나고 서울에선 구할 수 없는 제품이었죠. 그래도 학회 등록자에게는 중식과 Party 식사 등이 제공되니까 식사에 크게 무리는 없었습니다.

Invited Speaker

HCI 학회에서 가장 주목 받는 순서는 초대 연사의 특강이었습니다. 대형 강당에 모두 모여서 초대 연사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반전이 있었으니. 연사분이 영어로 발표를 하시는데, 통역이 없습니다. Q&A도 물론 영어로 진행됩니다. 그러니까 영어 발표를 듣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죠. 처음에는 다들 열심히 경청하다가 20~30분 정도 지나면 연사와 스크린 쪽이 아닌 다른 쪽을 보는 분이 많던데.. 왜 그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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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날 초청연사는 Stephen Brewster 교수님으로 ‘New ways to design haptic interactions’ 라는 주제의 발표를 하셨습니다. 이 장면은 스마트폰 화면을 압력 감지할 수 있게 만들어서 가상 키보드를 세게 누르면 대문자가 나오게 하는 등, 압력으로 인터페이스를 차별화 하는 사례입니다. Yes를 누르면 문제가 되는 SD카드 포맷 등의 작업에는 Yes를 강하게 눌러야 동작하게 하고 No는 살짝 눌러도 되게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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햅틱을 디자인에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했는데, 현재의 터치 말고 압력을 가하거나 움켜 잡는 등의 동작을 인터페이스 디자인에 활용할 수 있고, 온도 변화(열)를 출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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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을 출력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감성적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고 하는데, 터치 인터페이스 표면의 온도를 높거나 낮게 하는 등으로 여러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아직은 연구가 많이 필요해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강의 내용을 아주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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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초청 연사는 서울대학교의 이상묵 교수님이었습니다. 서울대 교수로 미국에서 연구 중에 차량 사고를 당해서 장애를 가지게 된 분이죠. 최근 장애인의 IT 기기 접근성 등에 관한 여러 발표를 하고 계신데, 여러 사례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기억에 남는 말 : “저는 애플 기기를 아주 싫어합니다. 손을 못 움직이는데 아이팟이든 아이패드든 전부 터치로 조작을 해야 하니까 쓸 수가 없습니다. 삼성과 KT에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물고 빨아서 쓰는 마우스를 만들어 주더군요.” 이 말씀을 듣고 재미있고 살아 남는 방법을 잘 아시는 분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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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는 김진우 교수님께서 “HCI Korea 2014의 하이라이트”라고 소개하신 도널드 노먼 교수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이 강연의 하이라이트는 별도의 글에서 정리하겠습니다. 마침 월간 웹에서 정리를 부탁하는 요청도 해서 어떻게 할지 고민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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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CI Korea 2014를 주최하신 김진우 교수님과 강연을 준비하시는 노먼 교수님. 어쩌다보니 이 두 분께 제 책의 추천사를 받았었네요.. ^^

마지막 날도 햅틱 관련해서 Hong Z. Tan 교수님의 ‘Fingertip Haptics and its Application in Keyclick Feedback for Typing on Flat Keyboards’ 발표가 있었는데.. 제가 참석을 못했네요. 궁금하신 분은 구글 검색으로 관련 자료를 찾아보시면 되겠습니다.

기업 사례 세션

사실 기업 사례 세션이 많고 다양했습니다. 세션 부스도 큰 부스를 사용해서 많은 사람이 들을 수 있었는데.. 저도 기업 세션을 다수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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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널에서 발표한 의료관련 디자인 사례 – 의사, 약사, 환자의 요구 사항을 조사해서 새로운 서비스 아이디어를 만들었다는데.. 이해 관계를 조율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최근 의료 관련 디자인 시도가 많네요.

PXD 에서도 의료 프로젝트 관련 발표를 했고 디자인 워크샵도 여러 개 열었는데 제가 세션을 제대로 듣지 못했네요미소. 8 트랙으로 진행되다 보니 왔다갔다하기 바쁩니다. 워크샵은 참석자가 제한되는데, 참석자가 아닌 사람이 참관할 수 있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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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엠엔 소프트와 현대차에서도 여러 발표를 했습니다. 인상적인 말 ? “우리가 혁신적인 UX를 설계하지 못해서 안 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 구현할 수 있는 UX에는 한계가 있는데, 손 놓고 있을 수 없으니 가능한 만큼이라도 구현하는 것입니다.(기억으로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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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은 카테고리 명을 정할 때 사용자가 어떤 심성모형을 형성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 열린 카드 소팅을 진행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예를 들어 “검색” 이라는 분류를 정한 사람들이 어떤 서비스를 검색에 포함시키는지.. 사람마다 전혀 다른 접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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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과정을 거쳐서 분석을 하는데.. 발표를 보고 역시 카드 소팅 분석에는 복잡한 엑셀 계산이 필요하구나. 그리고 네이버는 기본 UX, UI 설계가 튼튼하니까 카테고리 결정도 저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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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Planet에서도 다양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우선 브랜드를 알리고 SK Planet의 UX 디자인 방법론, UX QA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그동안 싸이월드, 네이트를 보고 실망을 많이 했는데 플래닛의 신규 서비스는 좀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상당히 체계적으로 잘 준비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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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반면 너무 ‘있어 보이게’ 하려는 게 아닌가 우려도 드네요. 발표 자료가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인데, HCI 행사 중에 국내 발표자의 이런 발표 자료는 SK Planet이 유일했던 것 같습니다(댓글에 의하면 이 발표 자료는 미국 법인에 공유하는 자료라 영어였다고 합니다). 아무튼 다음에는 청중을 더 고려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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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U+ 에서도 서비스 개선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설치 기사와 고객, 특히 집에 혼자 있는 여성 고객의 인터뷰 등을 반영해서 서비스를 설계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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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여서 그런지 상당히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면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람들이 다른 주제에 비해서 관심을 많이 보인 것 같진 않습니다. G2 폰 디자인 사례에는 사람이 많이 몰렸는데(사진이 없네요^^), 주제에 따라 크게 달라지나 봅니다.

HCI Party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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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노먼 교수님 강연이 끝난 후에 HCI Party가 열렸는데 식사를 하면서 시상식, 장기자랑 등등의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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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식사 비용이 높다고 말씀 드렸는데 이렇게 저녁에 뷔페가 나오니 좋더군요. 티켓이 있어야 참석 가능. 살짝 늦게 줄 서면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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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와 장기자랑 시간이 시작됩니다. 23:00 까지 계속 된다고 했는데 주요 행사가 끝난 다음에는 사람들이 대부분 자체 모임으로 빠져나가는 분위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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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과 학생들이 숨겨진 이야기를 하는 시간. 밤 10시 넘어서 하트 보내달라고 하는 학생들 다 죽었다고 하시는 교수님, 연구실에 난방이 안 된다고 하소연하는 학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연구실 오라고 해서 나갔는데 전기가 안들어 왔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들으며, 휴일에도 연구실 나가던 예전 생각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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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인원이 참여한 연구실에서는 장기자랑을 하기도 하더군요. 재주가 많은 사람도 많고 썰렁한 공연도 있고.. 식사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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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아티스트, VJ를 초청해서 뮤직 파티를 진행했습니다. 소수의 열성 멤버들이 밤 늦게까지? 즐겁게 노는 것 같았습니다.

논문 세션, 워크샵 세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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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는 원래 주로 논문 발표를 하는 자리에 기업을 초청해서 사례도 듣는 것인데, 여러 이유로 논문 발표를 찾아 다니지 못했네요. 논문 발표는 보통 20-30분에 한 논문을 발표하고 Q&A 까지 진행됩니다. 그리고 논문 난이도와 발표 수준도 연구자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주제를 잘 선정해서 들어야 합니다. 이번에도 몇 가지 논문 발표를 들었는데 아이트래킹 분석 등 흥미로운 주제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워크샵 세션에서 발표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사용자 경험 디자인 전략: 이론적 프레임 워크와 사례분석, 최준호(연세대)’ 내용도 흥미있게 봤습니다. 게임 플랫폼을 이론적으로 분석해서 성공 전략을 도출하려 한 것인데, 제대로 듣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관련 자료를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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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행사장에는 연구실 소개를 하는 홍보 부스와 협찬사 홍보 부스도 물론 있습니다. 이건 마지막 날 서둘러 철수하는 부스 모습.. 마지막 날 부스 구경은 어렵습니다.

이상 대략 소개한 세션의 전체 시간표는 HCI 학회 홈페이지의 HCI 2014 프로그램 안내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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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사진 한 장 소개합니다. 이번 하이원 리조트의 식사 테이블에는 어디서 본 듯한 양념통이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노먼 교수님이 “심플은 정답이 아니다(Living with Complexity)” 표지에 사용한 소금 통, 후추 통을 꼭 닮은 통이 있더군요. 주최측이 센스 있게 준비한 것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재미있었습니다.

이상으로 HCI 학회 리포트를 마칩니다. 2015년 CHI 학회를 위해서 영어 실력을 길러야겠습니다. 노먼 교수님 강연 등은 다음 글에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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