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Nielsen Norman Group의 UX Maturity: Stages 5–8 을 기반으로 주요 내용을 요약 및 재구성한 것입니다.
요약: ‘관리되는 UX 단계’에 도달한 회사라도 UX 열반의 경지에 이르기까지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이렇게 높은 수준의 성숙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진정한 사용자 중심 디자인 조직을 만들려는 회사는 언제나 일정한 단계를 거쳐서 성숙하는데, 중요한 판단을 할 때 사용자 경험(UX)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은 단계가 높아질수록 커집니다. 이전 글에서 UX 성숙도 1~4단계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1단계(사용성에 적대적인 조직)에서 4단계(UX 예산을 미리 확보하는 단계)까지 발전하는 과정은 이전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5단계: 사용성을 시스템화 하는 단계
이 단계에서 우리는 드디어 회사 내에서 사용자 경험을 ‘완성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4단계에서 UX 관련 예산은 조직 곳곳에 흩어져서 할당됩니다. 4단계에서 이런 예산은 사전 통지 없이 취소되기도 하며, UX 스태프는 프로젝트 내 UX 분야가 아닌 업무로 수시로 재배치되곤 합니다.
5단계에서는 공식 UX 그룹이 생기고 UX 매니저는 조직에서 정식으로 UX와 사용성 업무에 관한 오너십(Ownership)을 갖습니다. 보통 이 그룹은 소수 인원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규모가 커지며, 회사에서 사용자 테스트를 자주 하면 독립된 사용성 랩을 마련하게 됩니다.
5단계는 사용자 리서치 방법에 있어서 4단계와 비슷합니다. 중심은 여전히 사용자 테스트에 있으며 테스트는 대부분 개발 마지막 단계에 너무 늦게 수행됩니다. 4단계와 가장 큰 차이는 조사가 훨씬 일관되게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UX 그룹 멤버들이 서로 배우며 방법론을 가다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UX 그룹은 사용성 연구, 리서치 인사이트 등을 저장하는 저장소를 만들어 이전에 찾아낸 인사이트를 수집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사용자에 관한 이해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회사에 적합한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양한 관점의 연구를 통한 인사이트 발견은 시스템화된 UX 프로세스로 가는 초기 시도이며, 이는 성숙도 6단계에 해당하는 특성입니다.
결국 5단계는 회사에서 한 사람이 조직의 사용자 경험을 총괄해서 고민하게 하는 첫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역할을 담당하는 UX 매니저는 조직의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을 여러 프로젝트에 걸쳐서 고민합니다. 만약 UX 매니저가 자기 시간을 대부분 개별적인 디자인 오류를 수정하는 데 사용한다면 가장 중요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입니다. UX 매니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조직의 성숙도를 높이고 현재 UX 스태프들이 더 중요한 전략적인 결정에 참여하도록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5단계에서는 디자인 품질과 사용성 수준을 잘 관리해서 안정적으로 높은 수준의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개인의 재능이나 판단, 또는 운에 따라 결과의 편차가 커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만약 6단계로 넘어가고 싶다면 UX를 전파하는 방법도 바뀌어야 합니다. UX 매니저는 고위 관리자들이 UX에 엄청난 비즈니스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해야 합니다. 개발 마지막 단계에서 사용성 테스트를 하는 대신 시스템적으로 UX 활동을 조직하면 큰 이익이 생긴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줘야 합니다.
5단계에서 UX 활동에 배정되는 예산은 항상 빠듯해서 모든 프로젝트에 권장되는 UX 활동을 수행할 수는 없습니다. UX 매니저는 모든 프로젝트를 잘하려고 하는 대신에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것 같은 프로젝트들을 골라야 합니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에 사용자 중심 디자인(UCD)을 적용해서 최고의 성과를 거두어야 합니다. 나머지 프로젝트에는 제한적으로 사용성 방법론들을 적용하게 되는데 이는 5단계의 특성입니다.
6단계: 시스템적으로 사용자 중심 디자인(UCD)을 수행하는 단계
6단계에서 사람들은 사용성을 마지막에 뿌려 UI를 빛나게 하는 마법의 약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회사는 여러 활동을 거치고 결과물을 확인하며 사용자 중심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실제로 이해합니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UX팀은 디자인 전에 초기 사용자 리서치를 수행합니다. 보통 6단계 회사는 내부 UI 표준 또는 중앙에서 관리하는 디자인 패턴 가이드를 준비해두고 있습니다.
6단계에서 회사는 사용자 경험(UX) 품질을 평가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디자인 프로젝트와 서비스 배포의 품질을 추적, 관리합니다. 상위 관리자는 UX 품질 지표를 다른 경영 지표와 함께 모니터링하고, 지표가 좋지 않은 디자인 프로젝트가 보이면 고객에게 전달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 단계에서 반복적인 디자인은 보다 흔해지는데, 이는 최고 품질의 인터페이스 결과를 얻으려면 사용성 연구 한 번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회사가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시작에서 완성까지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디자인 방식을 적용하면 훨씬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초기에 종이 프로토타입으로 시작해서 최종 개발 완성본까지 다양한 중간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데, 이런 프로토타입을 각 단계마다 테스트해서 개선하면 최종 결과물의 품질은 훨씬 높아집니다.
6단계에서도 UX 예산이 아주 넉넉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핵심 프로젝트에는 충분히 필요한 사용자 리서치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예산이 확보됩니다. 프로젝트 우선순위는 사용자 경험(UX) 개선이 비즈니스 가치를 얼마나 높이는지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는 이 성숙 단계를 나타내는 특성입니다. 마지막으로, UX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프로젝트라도 최소한의 디자인 리뷰를 거치고 승인을 받은 다음 출시를 결정합니다.
6단계를 넘어서기 위해서 여러분은 모든 관리자와 팀 멤버에게 UX가 자신의 업무 중 하나이며, 사용자 리서치 결과가 자신의 일에 도움이 되고 일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점을 이해시켜야 합니다. 이는 2단계로 돌아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2단계에서 단순히 더 큰 사용성 예산을 말하기보다 개개인에게 사용성이 필요한 이유를 설득해야 했듯이, 6단계에서도 각 멤버에게 UX 리서치의 필요성을 설득해야 합니다.
7단계: 통합된 사용자 중심 디자인 접근 단계
6단계에서 회사는 현장 조사(필드 스터디)를 시작합니다. 7단계에서 이런 형태의 아주 이른 사용자 리서치가 더 두드러집니다. 성숙도 7단계에서 개발 사이클의 각 단계는 사용자 데이터의 지원을 받습니다. 이 단계에는 프로젝트 정의 자체와 요구사항 조사 단계도 포함됩니다.
6단계에서 UX 품질을 주로 추정을 통해서 파악하지만, 7단계에서는 종종 품질을 사용성 척도를 활용한 양적인 수치로 표현합니다. 거기에 더해, 각 프로젝트에 사용성 목표를 정하고 출시를 위해서는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게 합니다.
초기 성숙도 단계에서는 사용성이 사용하기 쉬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주요 품질 원칙이지만, 7단계는 회사가 사용성 데이터를 활용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정하기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7단계에서 상위 단계로 올라가긴 어렵습니다. 이후 단계는 인터랙션 디자이너들이 도달 가능한 UX 분야 열반의 경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8단계는 디자인을 넘어선 UX를 추구합니다. 이런 큰 간극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사이클을 되돌려서 최고 관리자와 경영진을 설득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8단계: 사용자 기반으로 움직이는 회사
8단계에서 사용자 데이터는 단순히 개별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정하는 것을 넘어서, 회사가 어떤 종류의 프로젝트에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데 사용됩니다. 다시 말해, 회사는 사용자 리서치를 활용해서 전반적인 회사의 방향성과 우선순위를 결정합니다. 또한 전체 사용자 경험의 개념은 화면을 넘어서 회사와 고객이 상호작용하는 다른 경험까지 포함하도록 확장됩니다 (예: 호텔 체인의 게스트 룸과 로비를 어떻게 만들지 정하는 서비스 디자인 이슈를 포함).
7단계와 8단계의 주요한 차이는 수준에 있습니다. 각 단계에서 상당 부분 동일한 사용성 기법을 활용하지만, 이 궁극적인 성숙 단계에서 이 기법들은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넘어 회사의 전략과 활동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많은 경영 서적에서 고객 데이터를 회사 의사 결정에 활용하라고 하지만, 실제 행동을 관찰한 사용자 데이터를 의사 결정에 활용하는 회사는 찾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은 설문조사나 덜 타당한 지표를 이용해서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파악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고객이 실제 무슨 행동을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고객의 실제 행동을 파악하려면 사용성 조사 방법론들을 적용해야 합니다.
성장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진다
한 회사가 UX 성숙도의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걸리는 대략의 시간을 소개합니다. 다음 내용은 다양한 국가에서 많은 조직을 만난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성장에 필요한 시간을 추정한 것입니다. (1~4단계에 해당하는 세부 내용은 이전 글을 참고하세요.)
- 1단계: 회사는 사용성에 관해서 10여 년 이상 적대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디자인 및 설계로 인해 큰 사고가 터지는 시점에서야 다음 단계로 가는 계기가 만들어집니다.
- 2~4단계: 보통 각 단계에 2~3년 정도 소요됩니다. 회사가 2단계(UX를 인지하지만 디자인 팀 의견으로 설계)에 접어든 후에는 보통 7년 정도 걸려서 5단계(UX 매니저가 있는 UX 그룹 구성)에 도달합니다.
- 5~7단계: 상위 성숙도 단계에서 진전은 훨씬 느립니다. 5단계와 6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는 6~7년 정도가 걸립니다. 보통 5단계에서 7단계로 올라가는 데는 13년 정도가 필요합니다.
- 8단계: 극소수 회사만 이 성숙 단계에 도달합니다. 그러므로 7단계에서 8단계로 가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지는 추정하기 어렵습니다. 많은 경우에 20년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2단계(아주 미성숙한 UX 접근)에서 7단계(아주 성숙한 UX)로 넘어가는 데는 대략 20년이 걸립니다. 다음 단계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다시 20년이 필요할 것입니다.
성장에 필요한 기간은 당연히 조직마다 다르지만 변하지 않는 점도 있습니다. UX 성숙도의 개선은 반드시 이 8단계를 순서대로 거친다는 점입니다. 스타트업은 운 좋게도 UX 성숙도 3~4단계에서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는데, 이는 회사 창업자의 기존 UX 경험에 따라 결정됩니다. 일부 회사는 처음 10명 이내의 직원을 구성할 때부터 UX 전담 인력을 포함시키기도 합니다. 스타트업일 경우라도 성장은 단계를 건너뛰지 않고 시작 단계부터 순서대로 이루어집니다. 기존 회사든 스타트업이든 일련의 성숙 단계에 따라 성장한다는 점은 같습니다.
만약 여러분의 회사가 낮은 성숙 단계에 있다면, 상위 단계로 바로 들어가서 상황을 빠르게 개선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전체 사용자 중심 디자인(UCD) 절차를 수행하자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하면 여러분은 크게 실패할 것입니다. 유기적 조직체에 너무 많은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면 열이 나고 아프기 마련입니다. 사람들은 이후 단계에 적용되는 개념과 요구사항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 내용은 이전 단계에서 소개되는 덜 부담스러운 변화에 충분히 익숙해진 다음에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입니다.
잠수에서 좋은 비유를 찾아냈습니다. 압력 조정 없이 물 위로 바로 올라와서는 안 됩니다. 깊이 잠수한 다음에는 서서히 물 위로 올라오며 몸이 압력 변화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급하게 물 위로 바로 올라오면 잠수병에 걸립니다.
아마도 이 글이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여러분의 조직이 3단계에 있고 다음 단계가 4단계라고 할 때, 5단계와 6단계가 대단히 매력적으로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은 접근은 순서대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더 높은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서 단계를 건너뛰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대신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빠르게 넘어가면 됩니다. 일단 여러분이 조직을 조금씩 움직여서 실제로 변하게 하는 방법을 찾았다면, 새 단계에 들어서면서 바로 다음 업그레이드를 준비해서 성숙도를 빠르게 높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