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발표한 새 아이패드, iPad Pro UX/UI 분석

에 의해서 | 2015-09-15 | Mobile & UX | 코멘트 0개

애플이 아이패드 출시 후 5년 만에 아이패드 프로를 발표했습니다. 아이폰, 아이패드에 이어 대화면 태블릿 시장을 새로 열 것으로 보이는 아이패드 프로가 어떻게 설계되었는지, 애플 발표를 되짚어가며 분석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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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프로의 화면은 12.9인치(328mm)입니다. 아이패드가 9.7인치(250mm), 아이패드 미니가 7.9인치(200mm)이니 체감상으로도 상당히 크다는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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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ebook을 제대로 볼 수 있는 태블릿, 전자책 뷰어를 열심히 찾아봤는데, 국내에서 대화면 ebook 리더를 찾는 사람들이 고려하는 공통 기준이 있었습니다. ‘A4 크기의 문서를 확대하지 않고 볼 수 있는지’ 하는 기준입니다. 논문, 책 등, pdf 파일을 아이패드로 보면 확대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생기는데, 그 경우 상당히 불편합니다. 이제 아이패드 프로가 나오면서 A4 크기의 문서를 확대 없이 볼 수 있게 되었으니 ebook 리더용으로는 고민하지 않고 아이패드 프로를 선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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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크기 소개를 보면서 역시 애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존 아이패드를 세운 상태로 그대로 아이패드 프로에 넣을 수 있게 화면 크기와 비율을 구성했네요. 아이패드가 처음 나왔을 때 아이폰용 앱을 수정 없이 그대로 돌릴 수 있게 한 점이 역설적으로 가장 혁신적(?)인 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기존 아이패드용 앱을 원래 사이즈 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 같습니다. 5.6백만 화소 태블릿이니 사진확인 용으로는 아주 좋겠습니다.

하드웨어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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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프로는 가변 주사율을 지원한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입니다. 지금까지 모니터와 태블릿, TV 등은  고정된 주사율을 사용했습니다. 1초에 30번(hz), 60번 이렇게 정해두면 그 빈도로 화면을 표시하는데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기를 절약하기 위해서는 절전 모드로 들어가거나 화면을 표시하지 않는 등의 방법을 썼습니다. 그런데 애플은 이번에 최초로 가변 주사율을 지원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사람이 사용하지 않을 때, 화면에 변화가 없을 때는 1초에 2번 화면을 표시하고 게임을 할 때는 60번 표시하는 등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태블릿 기기에서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품은 화면입니다. 아이패드 프로는 가변 주사율을 지원하면서 훨씬 큰 화면을 적용하는 동시에 효율적으로 배터리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12.9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713g이라는 무게를 유지하면서 배터리 사용시간 10시간을 지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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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면 태블릿에서 특별한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CPU, 그래픽 연산 장치(GPU)의 성능이 기존보다 훨씬 뛰어나야 합니다. 애플은 캐드, 스케치, 영상 편집 등의 프로그램을 아이패드 프로와 함께 소개했는데, 이런 프로그램을 고해상도 기기에서 원활하게 실행하려면 기존 모바일 기기의 성능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애플은 기존 칩의 성능을 뛰어넘는 새로운 CPU, GPU를 아이패드에 채용했다고 합니다. CPU 연산은 80%, 그래픽 처리는 90%에 해당하는 현재의 포터블 PC보다 빠르다고 합니다(그런데 포터블 PC가 노트북 포함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맥북보다 빠르진 않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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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스피커가 4개가 들어가고 음질이 개선되는 등의 변화가 있었네요.

키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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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아이패드 프로에는 화면에서 풀 사이즈 가상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풀 사이즈라니 괜찮을 것 같지만 사용이 얼마나 편할지는 써봐야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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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에 아이패드 프로 전용 키보드를 소개했습니다. 블루투스 키보드를 채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않고 풀 사이즈의 전용 키보드를 채택했습니다. 전용 키보드를 사용하면 별도의 충전, 페어링 절차가 없고 연결과 동시에 전용 도킹 모드로 전환되는 등의 장점이 있습니다.

애플 펜슬

그리고 애플은 이번에 아주 특별한 입력 창치를 선보였습니다. 바로 애플 펜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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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펜슬 + 아이패드 프로 조합에서 가장 특별한 점은 반응 속도입니다. 애플 사이트의 설명에 의하면 “iPad Pro가 Apple Pencil을 감지하면, 서브 시스템이 Apple Pencil의 신호를 자그마치 초당 240번이나 스캔” 한다고 합니다. 손은 초당 120번, 애플 펜슬은 초당 240번 스캔 한 다음 신호를 받은 후 수 ms 이내에 화면에 선 등을 표시한다고 하네요. 영상을 보면 실제 거의 실시간으로 펜 이동에 따라 선이 그려지는 것이 보이는데, 복잡한 효과를 적용할 때는 살짝 딜레이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와콤 등, 컴퓨터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전문 태블릿은 컴퓨터의 성능에 따라 태블릿 반응속도가 결정됩니다. 따라서 포토샵 등 무거운 툴을 사용하는 경우에 고사양 컴퓨터라도 상당한 딜레이를 감수해야 합니다. 그림을 그리고 약간 있다 화면에 반영되는 식이죠. 이 경우 사실상 태블릿 제조사에서는 딜레이를 줄이는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반면에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 펜슬은 애플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모두 한번에 만들어서 최적화하기 때문에 반응속도를 통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 ms 이내에 펜 움직임이 화면에 반영되고, 스케치가 딜레이 없이 바로 보이는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은 큰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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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슬의 촉 부분은 압력을 감지하고, 두 개의 기울기 센서로 펜의 기울기를 파악합니다. 그래서 펜 위치, 누른 힘, 기울기를 파악해서 다양한 동작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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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기와 힘을 조절하는 방식은 대단히 자연스러워서 한번 보면 바로 쓸 수 있고, 상당히 정교한 결과물까지 만들 수 있습니다. 애플의 설명으로는 픽셀 단위의 정밀도를 제공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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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화면이 손과 펜슬을 구분해서 인식하므로 이렇게 손으로 가상의 자를 이용해서 펜슬로 선을 긋는 인터페이스도 사용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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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도 펜슬의 끝부분에 달린 라이트닝 단자로 충전을 하네요. 15초 충전에 30분을 쓸 수 있다니, 배터리 잔량이나 충전기가 없어서 펜슬을 못 쓰는 상황이 생기지 않게 영리하게 설계했네요. 그런데 아이패드 단자에 연필을 꽂다니.. 비싼 펜슬을 실수로 망가뜨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멀티 태스킹, 화면 분할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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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인치 아이패드에는 기존 iOS 기기에 없던 화면을 분할해서 동시에 두 개의 앱을 사용하는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분할 화면을 지원하면 하나의 앱에서 만든 자료를 다른 앱으로 복사해서 사용하는 문서작업 등에서 생산성이 훨씬 높아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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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처럼 오른쪽 모서리를 끌어다 놓으면 화면 1/4 정도 크기로 작은 창에 다른 앱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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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더 끌어서 중간까지 가져다 놓으면 두 개의 화면이 나란히 배치됩니다. 이제 아이패드 프로 지원 제품은 저런 멀티 페이지 레이아웃을 지원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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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로 세우면 오른쪽 영역에 앱 선택화면만 나오는 것 같네요.

생산성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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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아이패드 프로를 생산성 분야에 특화된 제품으로 소개했습니다. 발표장에서 생산성 제품을 계속 보여주며 다른 제품과 차별화하려고 하네요. 위 화면처럼 아이패드 프로로 메일 첨부 파일에도 메모와 스케치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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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아이패드를 음악 분야에서 사용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는데, 이제 화면이 커지면서 좀더 제대로 된 악기 역할을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당장에 개러지 밴드 피아노 건반 개수가 확 늘어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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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프로용 아이무비는 4K 영상까지 편집할 수 있습니다. 화면이 크고 PC급의 컴퓨팅 성능이 보장되니 영상 편집 장치로도 더 유용할 것 같습니다.

생산성 앱 – MS Off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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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표에서 가장 의외였던 부분은 MS 의 등장 장면이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잘 아시죠? 생산성 하면 이 친구들이 가장 전문가죠” 라고 하는 순간, 저는 MS를 비판하면서 애플이 새 생산성 프로그램을 소개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MS 담당자가 나와서 MS Office를 시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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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프로용 MS 오피스는 PC 인터페이스와 유사하며, 새로 추가된 분할 화면 기능을 이용해서 엑셀, 워드, 파워포인트에서 서로의 데이터를 복사해서 붙여 넣는 것이 아주 간단해 졌습니다. 이 정도면 휴대하면서 문서작성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문제가 있는데, 아이패드 프로에는 마우스가 지원되지 않습니다. 마우스가 없으면 정교한 작업은 상당히 어렵죠. 펜, 키보드, 터치 조합으로 문서작성 하는 방식이 어느 정도로 효과적인지 나중에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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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을 이용해서 필기하고 도형을 그리는 등의 작업이 MS 오피스에서 가능해집니다. 발표용 자료 만들 때 손으로 종이에 대충 그려서 파워포인트로 옮기는 작업 등을 훨씬 간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산성 앱 – Ad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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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는 아이패드 프로와 함께 총 3종의 제품을 새로 발표 했습니다. 제일 먼저 Adobe Comp 는 간단하게 아이디어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볼 수 있는 제품입니다. 이렇게 손으로 대략 박스를 그리면..

빠르게 내용이 채워진 형태의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주고, 이를 쉽게 편집하고 변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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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에 Photoshop Fix 라는 제품입니다. 무표정한 여자분의 얼굴을 수정해서 입 꼬리가 올라간 웃는 모습으로 간단히 수정하네요. 이미지를 간단하게 리터칭, 수정하는 앱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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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Photoshop Sketch 라는 제품으로 다양한 도구의 효과를 적용해서 스케치 할 수 있게 하는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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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제품으로 카피 & 페이스트를 활용해서 빠르게 문서를 만드는 데모였습니다. 어도비는 예전에도  아이패드용 앱을 만들었다 개발 중단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의료 분야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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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3D4Medical 에서 만든 의료 교육용 앱을 소개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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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도 인체해부도 등을 보여주는 앱은 있었는데, 애플 펜슬, 아이패드 프로와 만나니까 환자에게 문제 상황을 설명하는 도구로 유용하게 쓸 수 있게 되네요. 이런 의료, 교육 분야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발표에 포함시킨 것 같습니다.

가격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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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의 완성도는 높은데 문제는 가격입니다. 32GB 버전이 85만원, 128GB 버전은 100만원 가량하네요. 펜과 키보드를 포함하면 128GB 버전이 130만원 가량 하는데.. 이 가격이면 맥북 에어를 살 수 있습니다. 펜을 사용할 수 있어 특별하긴 하지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는 아닙니다.
정리하자면, 아이패드 프로는 eBook, 노트, 그래픽 솔루션, 생산성 솔루션을 가볍고 빠르게 사용할 시장 등을 목표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 컴퓨터와 와콤 태블릿으로 작업하던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 같고, 책을 eBook으로 넣어 다니며 노트 필기 등을 하는 용도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기존 태블릿의 역할인 미디어 소비, PT용 기기 등으로도 사용할 수 있겠죠. 아이패드 프로는 삼성이 갤럭시 노트, 갤럭시 탭 10.1 등으로 선보인 스타일러스 펜, 모바일 기기 결합 제품, MS가 서피스로 선보인 태블릿 기기, PC OS를 결합한 제품과 직간접으로 경쟁하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보면 대 화면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펜을 채택한 아이패드 프로는 스타일러스 펜을 채택한 제품을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반응속도를 높여서 차별화한 제품입니다. 화면 출력에 가변 주사율을 지원해서 배터리 무게를 줄이고,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서 애플 펜슬에 빠르고 부드러운 필기감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술을 집약해서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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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애플 발표는 기존 제품 발표와 약간 차이가 있었습니다. 애플은 신제품을 발표할 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함께 발표해서 경험의 차별화를 만들어낸다고 오래가는 UX 디자인 책에서 소개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애플이 펜을 사용하는 새로운 생산성 도구를 발표하거나 페이지, 키노트 등의 기존 제품의 개선점을 강조할 수 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았네요.

대신 재미있게도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긴밀한 제휴를 과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자신들의 솔루션 보다 사실상의 표준 생산성 툴로 자리잡은 MS 오피스를 아이패드 프로와 펜슬로 제대로 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아이폰에 구글 지도, 구글 메일을 넣은 것처럼 사용자가 원하는 최고의 툴을 모아서 제품에 포함시키는 애플의 전략을 이번에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발표에는 볼거리가 풍성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 새 애플 TV, 아이폰의 3D 터치까지, 이미 성숙한 제품이어서 더 이상 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 제품에도 애플은 새 기술을 적용한 혁신을 이루고 있습니다. 당장은 앱을 만드는 개발자들만 이 제품들을 사도 꽤 많은 수요가 생길 거라는 우스개 소리를 했는데, 애플이 다음 번엔 또 어떤 제품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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