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구글이 네스트(Nest)라는 기업을 3조 4천억원(32억 달러)에 인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이 회사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많은 글에서 이 회사에서 만든 학습하는 온도조절기(Learning Thermostat)를 소개하는데, 기사를 보면 대략 어떤 제품인지는 알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내부 로직으로 동작하고 왜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는지는 알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여러 자료를 참고해서 직접 이 제품의 동작 구조를 분석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네스트(Nest)의 학습하는 온도조절기(Learning Thermostat)는 제 예상보다 훨씬 더 잘 만들어졌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이상적으로 통합된 놀라운 제품이었습니다. 구글이 유투브 인수 가격인 1조 7천억원(16.5억 달러)의 두 배를 주고 인수할 만한 회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네스트는 애플에서 2001~2008년 재직하면서 아이팟의 아버지로 불렸던 토니 파델(Tony Fadell)이 애플을 나와서 창업한 회사입니다. 그래서 특이하게도 이 회사 직원 중 100여명 이상이 애플 출신의 마케터와 엔지니어, 디자이너라고 합니다(zdnet 참고). 이 정도면 온도조절기가 아이팟을 연상하게 하는 휠 인터페이스로 구성된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구글은 이번 인수로 IoT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과 인력을 통째로 흡수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놀라운 인수 금액을 제시하고 회사를 인수한 것이겠죠. 삼성과 LG 등에서는 현재 집안의 가전 기기를 원격 조정하는 스마트 홈 서비스를 제공하려 하는데, 네스트는 이미 한발 더 나아가서 사람의 행동을 학습해서 자동으로 동작하는 기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솔루션이 냉난방 조절기, 화재 경보기, 방범 카메라 등의 기존 시장을 직접 대체해서 바로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으니 더 강력한 것 같습니다.

네스트의 제품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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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현재 단 두 개의 제품만 출시했는데, 먼저 주력 제품인 학습하는 온도 조절기를 출시했고 그 다음으로 연기, 가스 누출 등을 경고하는 장치인 네스트 프로텍트(Nest Protect) 제품을 내어 놓았습니다.

한국은 보일러로 난방을 하지만 서양에서는 온풍기로 난방을 하죠. 네스트 온도조절기(Nest Thermostat)는 주변 환경과 사람의 생활 패턴을 학습해서 지능적으로 냉난방을 제어하는 장치입니다. 쉽게 말해서 집 안의 온도 조절 장치를 바꾸면 수동 조작 없이 자동으로 적당한 온도로 조절되게 해주는 인공지능 냉난방 조절 장치입니다. 이 기기는 아침에 일어날 때 쯤 되면 집을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비어 있던 집으로 퇴근할 때 면 적당한 온도로 맞춰주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움직임 감지 센서가 있어서 집안에 사람의 움직임이 없으면 자동으로 절전 모드로 바꿔주기도 합니다.

네스트 프로텍트(Nest Protect)는 일산화탄소, 연기를 감지하는 제품으로 SMOKE + CO alarm 제품이라고 소개되는데, 제품의 이름으로 봐서 다양한 보호 기능이 추가될 것 같습니다. 화재 경보, 보안 경보, 움직임 감시, 원격 감시 카메라 등… ‘프로텍트’라는 이름에 포함될 수 있는 기능은 엄청 많을 것 같은데 현재는 그 중 일부인 연기, 가스 경보 장치가 우선 구현된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온도 조절기’는 냉난방을 제어해서 집과 사무실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품이고, ‘프로텍트’는 각종 보안과 알람, 경보 장치 역할을 하는 제품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두 제품이 성공하면 가정에서 현재 별도로 사용하는 많은 제품을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회사의 제품이 국내에 정식 출시 된다면 저라도 기존 기기를 교체할 것 같으니 성공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네스트 온도조절기 동작 모습

이 글에서는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네스트의 학습형 온도조절기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상세히 분석하겠습니다. 우선 다음 영상을 보시면 대략의 동작 구조를 알 수 있습니다.

영상 – 네스트 온도조절기(Nest Thermostat) 동작 모습

이 영상만 보면 사실 어떻게 동작하는지 잘 알기 어려운데요, 이후의 글을 읽고 다시 보면 어떻게 동작하는지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드웨어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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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난방을 제어하는 온도 조절기에는 기본적으로 4개의 선이 필요합니다. 각각 냉방, 난방을 제어하는 2개의 선이죠. 거기에 조절 장치에 전원을 공급하는 5번째 C(Common) 선이 제공되어 5개의 선이 일반적으로 사용됩니다. 여기 추가로 습도 조절기에 2개의 선이 사용되고, 2~3단계 냉난방을 제공하는 최근의 기기를 지원하는데 추가 단자가 사용됩니다. (참고로 한국에서 사용하는 보일러 조절 장치를 보니 3개의 선이 사용되네요.) 아무튼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대략 4~5개의 선을 알파벳 기호에 맞춰 연결하면 설치는 끝입니다.

기본 설치는 선만 연결하면 되니 아주 간단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워낙 냉난방기 등의 제조사가 다양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데, 가장 빈번한 문제는 5번째 C선이 없어서 온도조절기에 공급할 전원이 부족한 경우에 생긴다고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4개의 기존 선에서 전기를 훔쳐(빌려?)오거나 전지로 전력을 공급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예전 제품의 호환성을 보장하면서 기술의 세부를 숨기고 사용하기 쉬운 제품을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네스트에서는 각종 호환성 검증 방법을 제공하며 기존 연결선 사진을 찍어서 메일로 보내면 호환 여부를 알려주기도 한다고 하네요.

제품을 만들 때 많은 테스트를 하더라도 초기 제품에는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생기기 마련인데요, 네스트의 온도조절기 1.0 버전에도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Amazon 댓글 참고). IoT 제품을 만들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언제나 생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초기 제품에 발생한 하드웨어 문제

  • 추운 날씨에서 기기 동작 오류
    • 알래스카 등의 극한 지역, 너무 더운 지역에서 제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제품 디자인을 슬림하게 유지하려고 사용한 부품(FET)이 신뢰성이 낮아서 극한 상황에서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 펌웨어 업그레이드 후 동작 오류
    • 이 제품은 WIFI로 연결되어 자동으로 펌웨어 업데이트가 되는 기종인데 펌웨어 업데이트를 한 다음 제품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황당한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네요. 펌웨어 자동 업데이트 다음에 난방기가 돌아가지 않아서 보일러가 얼어 터진다면 난리가 나겠습니다. 엄청난 금액을 보상해야 할 듯.
  • 호환성 문제 발생
    • 위에 설명한 전원 공급선(C선)이 제공되지 않는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이런 때는 전지로 전원을 공급하는데 전지가 방전되었을 때 WIFI는 안되더라도 기본 기능은 동작하게 만들었겠죠? 전지 수명이 다 될 때 쯤 앱으로 경고를 전달하면 그래도 큰 문제는 안 생기겠네요.

 

사용자 인터페이스

애플 멤버들이 만든 제품답게 단순하면서 사용하기 쉬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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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페이스 설명

  • Display
    • 바탕 화면 색이 파란색이면 냉방, 오렌지색이면 난방을 나타냅니다.
  • Status
    • ‘IN 20 MIN’는 20분 이내에 목표 온도(70°F, 21°C)에 도달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 Current Temperature
    • 2시 방향 눈금에 75라고 적힌 부분이 현재 온도 75°F(24°C)를 표시한 부분입니다.
  • Target
    • 중앙의 ‘70’ 표시와 위의 짙은 바 표시는 목표 온도 70°F(21°C)를 나타냅니다.
  • Nest Leaf
    •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중이라고 네스트가 판단하면 녹색잎 모양을 표시합니다.
  • Sensor Window
    • 온도, 습도, 원거리 활동 감지, 근거리 활동 감지, 조도 센서 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센서가 들어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완전히 매끈하게 하지 않고 창 모양 느낌이 나게 만들었네요.
  • 온도 조절
    • 제품 테두리 금속 베젤을 왼쪽으로 돌리면 온도를 낮추고 오른쪽으로 돌리면 온도를 높입니다.

종합하면 위 인터페이스는 현재 온도 75°F(24°C)에서 목표 온도 70°F(21°C)로 냉방하는 데 20분이 걸릴 것이며, 현재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표시하는 화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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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메뉴도 휠을 이용해서 호출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한번 설정하면 건드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거의 이 메뉴를 사용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대신 모바일 앱 등으로 편리하게 설정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등 복잡한 조작을 할 때 휠로 조작하려면 상당히 불편하겠죠. 이런 설정은 모두 모바일 앱에서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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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ET 리뷰에서는 이런 재미있는 화면을 소개했네요. 비 오고 바람 부는 날에 앱에 접속하면 이렇게 재미있는 그림으로 현재 날씨와 상황을 알려줍니다. 네스트 온도조절기는 와이파이로 접속해서 현재 지역의 날씨 정보를 미리 받아오므로 날씨에 적당하게 온도 등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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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재미있게도 도널드 노먼 교수님의 The Design of Everyday Things Revised(DOET2)에서도 디자이너의 개념모형을 알기 쉽게 잘 표현한 사례로 네스트의 온도조절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노먼 교수님의 새 책에는 개별 제품의 사례가 거의 없는데 상당히 예외적으로 이 제품을 소개합니다. 위에 보이는 스마트폰 화면은 에너지 사용량을 알기 쉽게 보여주는 iOS 앱 화면입니다. 네스트에서는 주간, 월간, 연간 에너지 사용량을 분석해서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하기도 합니다(아래에 다시 소개).

 

소프트웨어 구성

하드웨어와 인터페이스를 살펴봤으니 소프트웨어로 어떤 기능을 제공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특징적인 기능

  • Auto Schedule
    • 사용자가 어떤 온도를 편안하게 여기는지 파악해서 자동으로 적당한 스케줄을 만들어줍니다. 계절이 변하면 냉난방 스케줄도 계절에 맞게 자동으로 조정됩니다.
  • Auto Away
    •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서 움직임이 없으면 자동으로 에너지 절약 모드로 바뀝니다. 이 기능은 90%의 집에서 동작한다고 하는데, 기기가 잘 사용하지 않는 방에 있어도 동작한다고 합니다. 원거리 근거리 동작 감지 센서를 조합하는 것 같은데 구체적인 방식은 모르겠네요.
  • Air Wave
    • 에어컨을 지능적으로 활용해서 사용 요금을 절약한다고 합니다. 에어컨의 냉방 장치 작동을 막 중지했을 때도 송풍을 하면 찬바람이 나오는데, 이 찬 바람으로 냉방비를 절약한다네요. 실내 습도가 낮을 때 대략 5~10 분 정도 추가 냉방을 실시한답니다.
  • System Match
    • 연결된 냉난방 장치를 감지해서 적절한 에너지 절약 기능을 적용합니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난방은 온풍기로 이루어지는데 히트 펌프 등의 다른 난방 시스템이 있으면 상황에 맞게  여러 장치를 조합해서 더 낮은 비용으로 난방을 할 수 있습니다. (아래 시스템 개인화 참고)
  • The Nest Leaf
    • 녹색 나뭇잎 모양은 에너지가 절약되는 온도에서 온도조절기가 동작하면 나타납니다. 녹색 나뭇잎은 사람들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 Energy History
    •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사용 내역을 보여줍니다. 네스트 에너지 리포트를 이용해서 한 달의 에너지 사용 내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의 기능이 네스트 온도조절기의 특징적인 기능입니다. 단순하게 소개를 했는데, 실제로는 꽤나 복잡하고 정교하게 동작하는 듯 합니다. 예를 들어, FAQ를 보면 Auto Away 기능은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는데 애완 동물의 움직임은 감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만약 애완동물이 움직일 때 온도를 높여야 한다면 이 기능을 끄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 시스템 개인화

  • Early-On
    •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온도가 되도록 준비해줍니다. 오전 6시에 20°C가 되길 원한다면 Early-On 기능은 그 전에 시스템을 가동해서 알람이 울릴 때 20°C가 되게 준비합니다.
  • Filter Reminders
    • 에어컨과 온풍기의 필터를 제때 교체하기만 해도 5% 정도의 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냉온풍기의 사용 시간을 확인해서 필터를 교체할 때가 되면 알려줍니다.
  • Heat Pump Balance
    • 히트 펌프가 있는 집에서는 히트 펌프 밸런스 기능이 동작합니다. 보통 히트 펌프는 빠르게 방의 온도를 높일 때 사용하는 비싼 시스템인데 더 빠르게 난방을 원하는지 비용을 절약하길 원하는지에 따라 온풍기와 히트펌프를 어떻게 조합할 지 자동으로 정합니다. (동시에 강하게 사용하면 빠르게 난방 가능)
  • True Radiant
    • 한국의 온돌, 보일러처럼 바닥을 데우는 난방 장치를 사용할 때도 헷갈리지 않게 자동으로 온도 변화를 예측해서 가동 스케줄을 조정합니다. 온풍기를 쓰면 바로 실내온도가 올라가지만 한국형 보일러는 바닥을 데운 다음 실내온도가 올라가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이런 시스템 차이를 고려해서 난방을 조절할 수 있게 한 것 같습니다.

집에 있는 냉난방 장치는 특성이 다르고 방의 크기, 단열 상태도 다르니까 온도 1도를 올릴 때 필요한 비용과 걸리는 시간도 모두 다릅니다. 네스트 온도 조절기는 설치한 다음 일주일 간의 학습 기간에 설정에 필요한 이런 값들을 모두 파악해서 자동 스케줄링에 활용합니다. 6시에 20°C를 원한다면 단순히 현재 온도가 20°C가 될 때까지 보일러를 돌리는 것이 아니고 현재 온도에서 몇 분 가열하면 20도가 되는지 계산해서 정해진 시간에 20°C에 도달하게 하는 구조입니다.

 

서비스로 확장

지금까지 제가 본 기사와 글은 거의가 네스트 온도조절기 제품 자체의 특징을 소개한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찬찬히 분석을 해본 결과 네스트사의 제품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제품 그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네스트의 제품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서비스의 가능성입니다.

네스트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통합해서 최고의 경험을 만드는 경험 중심 디자인 기업이라는 점에서 다른 회사와 다릅니다. 누군가 회사를 인수한다고 할 때 단순히 제품 하나 최고로 만들었다고 엄청난 가격에 인수하진 않을 것 같은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통합해서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내는 회사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그러니까 확실한 차이는 서비스에 있는데, 그 부분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 네스트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한번 봅시다.

Rush Hour Rewards

지난 여름에 네스트는 러시아워 리워드 서비스를 오픈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한여름, 한겨울 등 전기를 일시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시점에 전력 사용량을 줄인 다음 혜택을 주는 서비스입니다.

한국에서도 ‘전력수급경보 단계’라는 복잡한 경보를 뉴스에서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한여름 등에 전력 사용이 집중되어서 생산할 수 있는 전기 양보다 더 많이 전기를 사용하면 도시가 정전이 되는 등 엄청난 피해가 생기는데, 이런 상황을 피하려고 정부에서 경보를 발령합니다. 국내에서는 전력수급을 ‘준비-관심-주의-경계-심각’ 단계로 나눠서 경보 하는데, 비상시에는 대형 건물과 공장에 있는 기름 발전기를 돌려서 전기를 생산해서 쓰고 나중에 한전에서 보상해주는 등, 부족한 전력을 보충하는 데는 엄청난 노력과 비용이 듭니다.

러시아워 리워드에 가입하면 이렇게 전력 수급에 문제가 예상되는 시점에 가정에 있는 에어컨을 경보 발령시간 전에 미리 가동하고 냉각해서 비상시 전력 사용량을 줄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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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13년 6월 27일, 텍사스 오스틴은 기온이 38°C(102°F)까지 올라갔습니다. 이 때 러시아워 리워드에 가입한 건물의 에어컨은 가장 더운 시간에 가동 시간이 평균 56%로 낮아졌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작동 방식은 러시아워 시간 전에 프리 쿨링을 실시하고 러시아워 시간에 실내온도를 평소보다 1도 정도 높인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비상시 에어컨 사용 전력을 거의 50%나 줄일 수 있습니다. 사용 통계를 보면 대략 10% 정도만 러시아워 시간 동안 수동으로 온도를 조절하고 나머지 90%는 자동 온도 조절을 불편 없이 사용했다고 합니다(사례와 그림 Nest 사이트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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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작업을 할 때 사용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러시아워 리워드에 가입하기만 하면 모든 제어가 자동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들은 만족했을까요? 몇 달이 지나 엄청나게 기뻐했을 것 같습니다. 오스틴 에너지의 고객들은 이후 85$ 짜리 수표를 사례로 받았다고 합니다. 여름 동안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고 1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면 정말 놀라운 성과가 아닐까요? 저라도 당장 가입할 듯 합니다.

러시아워 리워드에 관해서 더 알고 싶으신 분은 다음 애니메이션 소개를 참고하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4Bl9ev7E6NU

 

Seasonal Savings

그 다음으로 네스트에서 소개하는 서비스는 계절 절약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학습된 온도 조절 패턴을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자동 조절해서 연료비를 절약하게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아래 그림에는 3주에 걸쳐서 조금씩 온도를 높이고 낮추는 등, 온도 조절 스케줄을 조절해서 사람이 거의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냉난방을 최적화하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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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서 가을로 갈 때나 겨울에서 봄으로 갈 때, 우리가 시시때때로 변하는 날씨에 따라 냉난방을 효과적으로 조절하긴 어렵습니다. 오늘의 일기 예보를 바탕으로 계절적 특성을 고려해서 온도를 최적화 할 수 있다면 아주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Amazon 댓글 이나 CNET 리뷰를 보면 실제 이 제품을 사용한 사람들이 이전에 비해 20% 이상의 냉난방비를 절약했다고 합니다. 네스트의 온도조절기는 250$로 꽤나 비싼 편인데, 냉난방비가 20%이상 절약되고 여름철에 러시아워 리워드에 가입해서 85$의 리워드를 받을 수 있다면 전혀 비싼 기기가 아니게 됩니다. 더군다나 미국에서는 각 전력회사에 가입할 때 네스트 제품을 함께 구입하면 100$을 리베이트 해주는 프로모션도 하고 있네요. 이래저래 충분히 사용할 만한 메리트가 있는 제품입니다.

 

마무리

2014년의 시작과 함께 사물인터넷(IoT)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때 IoT 시장의 선두 주자인 네스트가 구글에 3조 4천억이라는 엄청난 금액에 인수된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이 글에서는 무엇 때문에 구글이 그런 결정을 했는지 알기 위해서 네스트 회사와 제품을 상세히 분석해봤습니다. 정리하고 글 쓰는데 엄청 시간이 걸렸네요.

저는 책 ‘오래가는 UX 디자인’에서 지금은 경험 중심 디자인의 시대라고 소개하면서 애플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것(2012년 9월)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통합해서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는 경험 중심 디자인 시대가 열린 것을 나타낸다고 소개한 바 있습니다. 과거에는 애플이 독보적인 자리에 있었고 애플을 따라갈 만한 회사가 없었지만, 이제는 경험 중심 디자인의 경쟁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제품과 함께 얼마나 멋지게 통합된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는지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결정될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네스트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는 애플 만큼이나 훌륭합니다. 네스트의 제품을 보면 애플 직원들이 애플을 공격하는 셈이 되네요. (한국 양궁,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이 그랬죠. 국내 선수와 감독이 해외로 가서 한국 국가대표팀과 경쟁하니 착찹하더군요. 애플도 그런 심정일 것 같습니다.) 이제 네스트가 구글로 인수되었으니 앞으로 경쟁이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질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이 시장에서는 애플과 Nest+구글이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는 경험 디자인 경쟁을 펼칠테고, 삼성/LG 등이 반격할 테니 흥미진진해질 것 같습니다.

3년 반 동안 완벽한 하나의 제품을 만들어 3조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 받은 회사라니. 부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합니다. 네스트는 애플처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통합해서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회사라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이제는 경험 중심 디자인의 시대니까요.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회사가 최고의 인정을 받는 시대가 되었고, 앞으로 이런 회사들이 더 나타나서 주목을 받을 것 같습니다.

 

PS> 글을 다 읽으셨으면 ‘좋아요’를 누르신 다음 제일 위의 영상을 다시 보시면 이해가 잘 되실겁니다. 저도 처음에 영상만 보고는 이해가 잘 되지 않더라구요..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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