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HCI 2015 학회가 있었습니다. 올해에는 2월에 HCI Korea 2014 학회가 있었는데 독특하게도 12월에 다시 2015 학회가 열렸습니다. 이유는 내년 2015년 4월에 국제 HCI 학회인 CHI(카이) 2015가 서울에서 열리기 때문인데요. 일 년에 두 번의 학회가 열리기도 하고 학생들 시험 기간과 겹치는 등 여러 이유로 참석자 수는 2014 학회보다는 적은 편이었습니다.

HCI 2015 학회의 주제는 만사소통 Interaction of Everything 으로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IoT 시대의 인터랙션 디자인이 주제였습니다. 주제에 걸맞게 이틀에 걸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관점에서 IoT와 관련 기술 혁신이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소개하는 세션이 열렸습니다. 다음 안내문에 소개된 세션들은 직접 IoT와 관련된 주제인데, 이 외에도 3일간 아주 다양한 주제의 세션이 열렸습니다. 저는 주제에 충실하게 IoT 관련 내용에 집중해서 세션을 들었습니다.

iot_hci2015

참고로 한 가지 주의사항을 알려드리면 IoT를 적을 때 o는 소문자로 적어야 합니다. IoT는 Internet of Things의 약자인데 이때 of 는 중요하지 않으므로 소문자 o로 적습니다. 세션에서 한 노교수님이 o는 소문자로 적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 생각나네요. (위 안내문구도 수정하는 것이 맞겠죠?)

이번 학회에 참석해서 다양한 세션을 들으면서 ‘2007년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모바일 빅뱅이 일어났는데, 우리는 IoT 빅뱅이 일어나기 직전의 상황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재 상황이 모바일 빅뱅 직전인 2006년 정도와 흡사하다고 느낀 것입니다. IoT 분야를 보면 기술적인 기반은 거의 갖춰졌고 이런저런 시도도 상당히 많지만 사람들이 수 십 만원을 투자할 정도로 정말 필요한 서비스는 찾기 어렵습니다. 이제 준비는 다 갖춰졌고 스타 제품이 나올 차례이니 내년이면 누구나 아는 IoT 분야의 대표 제품이 출시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이 애플 와치가 될 수도 있고 다른 제품이 될 수도 있겠는데, 그러고 보면 애플의 제품 출시 시점은 참 절묘합니다.

UX 관점에서 IoT 바라보기

사용자 경험 관점에서 IoT를 바라보면 우리가 제품을 만들 때 지금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던 다양한 차원이 생겨납니다. 그 동안 우리는 사람과 제품(제품 디자인), 사람과 사람(SNS 등) 사이의 인터랙션을 주로 고민했는데 이제 전혀 다른 고민이 필요합니다.

  • 사물과 인터랙션
    • 사람이 사물과 인터랙션을 하게 되죠. 주전자, 허리띠, 전자렌지 등과 사람이 인터랙션을 하게 되는데 실제 구현에 있어서는 사물과 스마트폰, TV 등의 허브 역할을 하는 단말기와 인터랙션을 하게 되겠습니다.
    • 사물과 사물이 인터랙션을 할 필요도 있습니다. 집안의 TV가 허브 역할을 하고 이 기기가 로봇 청소기, 전자렌지 등을 작동시키고 냉장고 상태를 보여주는 시나리오는 꽤 흥미롭고 유용할 것 같습니다.
  • 환경과 인터랙션
    • 사물 인터넷 시대의 가장 큰 차이는 우리가 환경과 인터랙션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주변의 온도, 습도 오늘의 날씨, 기후와 인터랙션하고 방의 밝기, 냄새, 사람이 있는지 여부 등과 인터랙션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 환경이라고는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환경 요소를 감지하는 센서를 이용해서 그 센서와 상호작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 이런 관점을 확장해서 인터넷에 연결되는 대상을 사물(Things)로 한정하지 말고 만물(Everything)로 봐야 한다는 의미에서 IoE(Internet of Everything)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우리말로는 만물 인터넷(IoE)이라는 용어로 사용되는데 아직은 IoT가 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 새로운 사업 모델
    • IoT 기술이 발달하면 새로운 인터랙션 설계가 보편화 될 것인데, 그런 경우 반드시 새로운 수익 모델과 사업 모델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 IoT 기술 자체가 중심이 되어서 새로운 서비스가 생길 수도 있지만, 기존 사업 영역을 확장해서 전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가장 쉬운 예로 비닐하우스에 IoT 기술을 접목해서 자동으로 온도를 관리하고, 물주기도 자동으로 하는 온실을 만들 수 있겠죠.
    • ‘IoT와 비즈니스 모델’ 세션에서 이경전 교수님은 제가 기존에 정리한 네스트 온도 조절기 사례를 가장 멋진 사업 모델로 소개하시기도 했습니다. 네스트 온도 조절기는 기기 자체도 뛰어나지만 기기를 활용한 서비스가 국가의 에너지 정책 효율을 높이고 사용자에게 보상을 주는 식으로 설계되어서 아주 훌륭합니다.

이제 세션 발표 자료 중에 중간 내용을 건너뛰고 주요 부분 슬라이드 몇 장만 살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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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교수님은 IoT 시대의 인터랙션 디자인에 관해서 발표 하셨는데, 인터랙션 디자인을 Foreground, Background 타입으로 나누고, 이를 다시 Device, Swam으로 나눈 모형을 소개하셨습니다. Jenson 모형을 약간 수정하신 것이라고 하는데 2×2 매트릭스 구조 속에 IoT 디바이스의 속성을 잘 정리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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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시대의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결론 슬라이드입니다. 여러 사업 모델이 생겨나고 있는데 플랫폼에서 사회적 가치와 개인의 경제적 이익을 함께 창출하는 Nest 모델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슬라이드의 제품명을 검색해보시면 도움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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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사회 경제 체제가 어떻게 변화할지 소개한 세션에서 핵심 슬라이드를 소개합니다. 전통적, 상업적, 협력적 커먼즈로 경제 구조가 변화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여기서 최근 이슈가 되는 제러미 리프킨이 소개한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네요. 한계비용 제로 사회는 사물인터넷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제품 생산 비용이 낮아져서 새로운 제품과 연결을 만든 다음 다른 하나를 추가하는 데 드는 비용(한계 비용)이 제로에 가까워지는 사회를 말합니다. Airbnb, Uber 등이 한계 비용을 0에 가깝게 줄이는 사업 모델로 기존의 강자들을 위협하는 것을 보면 변화를 느끼실 것입니다.

좀 더 상세한 내용은 다음 글을 참고하세요. [1] 위키피디아 정의, [2] 한계비용 제로 사회의 의미

프로토타이핑 도구

사물 인터넷, 그리고 이와 긴밀하게 연동되는 모바일, 웨어러블 제품을 만들 때는 기존과 다른 어려움이 생깁니다. 이런 제품은 거의 하드웨어와 연동이 되기 때문에 미리 만들어서 테스트를 해보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하드웨어 설계는 제품 기획, UX 디자인, 웹 개발과는 상당히 다른 영역이라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최근에 아두이노, 라즈베리 파이 등의 기기가 여러 역할을 수행하지만 이 기기를 이용하는 데도 상당한 전문 지식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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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어려움을 해소하려는 시도가 여러 가지로 이루어지는데 이번 학회에서 재미있는 워크샵이 있어서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리틀비츠의 제품을 국내에 수입해서 제공하는 도구의 인간에서 IoT 관련 제품을 간단히 만들어보는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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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여러 부품을 레고처럼 붙여서 다양한 기능을 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버튼을 누르면 집에 있는 고양이 밥을 주는 기계를 간편하게 만들 수 있지요. 하드웨어 센서와 인터넷(스마트폰) 연결 모듈, 모터/LED/스피커 등을 연결해서 아이디어를 간단한 시제품으로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다른 하드웨어 프로토타이핑 제품과의 차이는 인터넷에 연결해서 간편하게 스마트폰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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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아시는 IFTTT 앱을 이용하면 활용도가 놀랍도록 높아집니다. IFTTT를 이용하면 하드웨어를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작동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트위터, 페이스북, 메일 등의 SNS에 새로운 알림이 있을 때 하드웨어 장치에 소리나 빛이 나게 할 수 도 있고, GPS와 연동해서 집 주변에 도착하면 미리 특정 행동을 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도구의 인간 사이트에 살펴보니 스마트 홈 키트도 나왔네요. 잘 사용하면 상당히 유용하고 재미있겠습니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IoT 바라보기

  • 빅데이터
    • 빅데이터도 요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화두입니다. 사실 다양한 빅 데이터(교통 카드, 통화 내역 등)는 우리 주위에 있었는데 최근 이슈화가 되는 이유는 최근에서야 빅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1) 컴퓨팅 성능이 높아지면서 이제 빅 데이터를 해석해서 유용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고, 2) IoT 서비스 등에서는 센서에서 수집되는 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해석해서 결과를 내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 빅 데이터가 이슈가 되는데 잘 살펴보면 최근의 이런 변화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센서
    • IoT 서비스에서는 센서가 아주 중요합니다. 사물이 그 자체로 서비스에 연결되지 못하므로 보통은 컨텍스트 정보를 수집하는 센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해서 인터넷으로 전송하게 됩니다. IoT에서는 이렇게 센서가 중요하므로  많은 회사가 센서의 크기를 줄이고 소비 전력을 줄여서 건전지로도 몇 년간 사용하는 센서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저전력 전송 기술
    • IoT에서 I는 인터넷입니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려면 정보를 인터넷으로 전송해야 하는데 전송 과정에 사용하는 전력이 커서 며칠 만에 배터리가 소진되면 문제가 됩니다. 비닐 하우스에 온도 센서를 하나 붙여 두면 최소 6개월에서 몇 년은 가야 투자대비 효율이 생기는데, 이럴 때 기존의 와이파이 등과는 다른 저전력 통신 기술이 사용됩니다. 최근에 다양한 표준이 제정되고 있는데 아래 슬라이드에서 정리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 GPU 기술 활용
    • 이번 학회에서 그래픽 카드에 들어가는 칩셋을 만드는 Nvidia 부사장님이 발표를 하셨는데 왜 이런 발표를 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으실 것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의 CPU는 단일 작업을 빠르게 처리하는 구조로 만들어져서, 보통 싱글 코어 ~ 쿼드 코어까지 1~4개 작업을 병렬 처리하는 CPU가 사용됩니다. 이와 다르게 최근에 중요해지는 빅데이터 분석, 실시간 3D 렌더링 같은 작업을 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처리를 병렬로 수행해야 합니다.
    • 그래서 이런 작업에 CPU와 함께 처음부터 병렬 처리를 위해서 만들어진 GPU(그래픽 카드의 CPU)를 활용하는 기술이 표준화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학회의 발표에서는 스마트 폰, 태블릿에서 GPU로 복잡한 작업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기술 표준과 이를 적용한 예를 소개 했습니다. 이제 스마트폰 3D 게임에서 본 놀라운 그래픽 처리를 비싼 엔진 없이 일반 앱에서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 새로운 보안 문제
    • IoT, 웨어러블 시대에는 기존과 전혀 다른 보안 문제가 생깁니다. 그 중 하나는 생체 정보인데요, 우리의 홍채 정보, 지문 정보 등은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현재 사용하는 영문자+ 숫자 비밀 번호와는 아주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지문, 홍채 정보를 보관해 둔 서버가 해킹되어 정보가 유출 된다면 내 지문, 홍채를 바꿀 수는 없으니 난감한 상황이 생깁니다. 그래서 직접 이 정보를 사용하지 않고 중간에 한 단계 가변 코드를 거치는 등 다르게 접근하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발표 세션에서 논의된 내용을 인상적인 부분만 간단히 정리해 봤습니다. 이제 슬라이드를 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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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5S에 채택된 지문 인식 센서에 이어 향후 개발되는 기기에서는 다양한 생체 정보를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이 때는 새로운 보안과 활용 등의 이슈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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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들이 서로 상태를 전달하고, 음성, 오디오, 비디오 신호를 전달하고, 데이터를 전달하는 데 사용하는 다양한 통신 방식을 정리한 차트입니다. 익숙한 Wifi, NFC, RFID 외에도 많은 기술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용도가 비슷한데 종류가 많은 이유는 각각의 방식에 장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iBeacon으로 유명한 BLE(Bluetooth Low Energy) 기술과 IoT 단말을 위한 저전력 와이파이 규격인 Sub GHz WiFi도 함께 정리되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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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재미있는 슬라이드를 소개합니다. IoT 시대가 되면 엄청난 수의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 될 것입니다. 그러면 문제가 생깁니다. 현재 우리가 기기를 조작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는데, 많은 기기가 있으면 엄청난 수의 앱을 설치해야 하게 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구글에서 ‘Physical Web’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Physical Web은 물리기기를 웹으로 조작할 수 있게 하려는 시도인데, 자판기 택시 등과 상호작용해서 대금을 결제하기도 하고, 포스터, 장난감 등을 웹으로 조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구글의 소개를 참고하세요.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지고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IoT와 이를 둘러싼 기술들은 이미 상당히 발전해서 여러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의 시도가 큰 변화의 전조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변화와는 다른 큰 변화가 앞으로 생길 것입니다. 아마도 향후 1~2년 내에 놀라운 서비스들이 나오지 않을까요? 어디서 어떤 서비스를 선보일지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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